'에이스 잡는 데는 특급 수비형 미드필더가 최고!'
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2006~2007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리버풀과 AC 밀란이 상대팀 '에이스'를 막을 대비책을 세우는 데 여념이 없다.
리버풀의 간판 스타는 스티븐 제라드, AC 밀란 '전력의 핵'은 카카다. 두 선수 모두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뒤짚을 수 있는 '한방'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상대팀으로서는 이들을 막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다.
리버풀이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을 예약한 밀란의 카카를 봉쇄하기 위해 내민 카드는 지난 겨울 웨스트햄에서 건너온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다.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일원으로 정상급 기량을 뽐냈던 마스체라노는 지난 여름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으로 건너온 뒤 '인생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5개월을 몸 담았지만 거의 출전 기회를 가지지 못했고, 자신이 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한번도 없다. 토트넘과의 경기에서는 상대팀 공격수 저메인 데포의 '핵이빨'에 어깨를 물리는 굴욕도 당했다.
그러나 지난 겨울 리버풀에 입성한 이후 예전의 기량과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어리그 첫시즌의 초반에 웨스트햄에서 참담한 시기를 보내다 시즌 후반 리버풀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기다리게 된 마스체라노는 자신의 뒤바뀐 처지에 대해 '초현실'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마스체라노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신을 믿어준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에게 보은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마스체라노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서 카카를 완벽하게 막아내는 것이다. 마스체라노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뛰며 브라질의 카카를 수차례 상대해 봤다.
"카카는 분명 현시점에서 최고의 선수중 한명이다. 분명 위협적인 상대이고 밀란에서 중요한 선수다. 그러나 나는 그와 몇차례 경기를 치러봤다. 나에게 그를 막는 임무가 주어진다면 내 의무를 다하겠다"
마스체라노에게 이번 결승전이 열리는 아테네는 특별한 곳이다. 지난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아르헨티나 올림픽 대표팀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3년만에 다시 찾은 아테네에서 마스체라노는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카카를 막기 위해 리버풀이 마스체라노를 대기시키는 것 처럼 밀란 역시 리버풀의 에이스를 잡기 위해 2명의 '자객'을 준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젠나로 가투소와 마시모 암브로시니가 그들이다.
가투소는 제라드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제라드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가투소에 대해 "겁을 잔뜩 집어 먹은 새끼고양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대한 가투소의 대답은 간단하다. "새끼고양이라면 얼굴에 수염이 난 새끼고양이일 것이다. 제라드가 정말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다. 그는 늘 최선을 다하는 훌륭한 선수라고 알고 있다. 나 또한 새끼고양이가 아니라 결코 포기하지 않는 선수이다. 모든 것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암자물쇠'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암브로시니 역시 탁월한 수비력으로 제라드의 중거리슛과 패스를 봉쇄할 AC 밀란의 '비밀 병기'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