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죠"
OK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자신이 지도하는 외국인 선수 시몬을 '괴물'이라고 정의했다.
감독의 말대로 지금까지 이런 선수는 없었다. 새로운 리그에 처음 나서는 경기에서 트리플크라운으로 자신의 이름을 배구팬의 뇌리에 분명히 새긴 시몬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팀 승리를 이끄는 주인공이었다. 비록 2경기 연속 트리플 크라운은 블로킹 1개 차로 아쉽게 놓쳤지만 누가 뭐래도 인상적인 첫인상이라는 점은 이의가 없다.
시몬은 2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1라운드에서 42득점 하며 OK저축은행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한때 세계 최고의 센터로 이름을 날렸던 시몬은 3세트까지 매 세트 1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시몬을 처음 상대하는 대한항공이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3세트부터는 대등한 흐름으로 경기를 끌고 갔지만 결과는 풀 세트 접전 끝에 패배였다.
시몬은 4세트 들어 급격한 체력 저하로 고전했다. 결국 4세트 16-20으로 뒤지는 상황에서 김세진 감독은 시몬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체력을 비축한 시몬은 마지막 5세트서 5득점하며 OK저축은행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세진 감독은 3세트를 기점으로 급격하게 시몬의 체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시몬이 아니라 배탈이 난 이민규의 체력이 떨어졌다"면서 "블로킹에 걸리기 시작한 것을 보면 시몬도 체력이 안 떨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기가 센터 역할까지 하려니 어쩔 수 없다. 자기가 하고 싶어 하니까 아직 특별한 지시는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몬도 "내가 라이트로 뛰다 보니 적응하는 시간이 부족했다.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준 덕에 재정비했고, 결국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