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로열스가 5-2로 앞선 6회말 1사 2루에서 오마 인판테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헌터 스트릭랜드에게 투런 홈런을 뽑아냈다. 순식간에 점수는 5점 차.
그런데 2루 주자 살바도르 페레즈가 홈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스트릭랜드와 언쟁이 벌어졌다. '빨리 베이스를 돌라'는 스트릭랜드의 짜증이었다. 뒤에서 오는 홈런 타자도 아닌 주자에게 화를 내는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 2-2로 맞서다 6회 대거 5점을 내줬으니 짜증이 날 법도 했다.
그 순간 캔자스시티 선수들은 더그아웃을 박차로 우르르 그라운드로 몰려나왔고, 팬들은 더 크게 캔자스시티를 외쳤다. 다행히 몸 싸움은 없었지만, 선수들 뿐 아니라 팬들에게서도 캔자스시티의 기세를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빌리 버틀러는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리는 팀으로서 더 큰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1승1패를 만들면서 자신감도 가득 찼다"고 말했고, 네드 요스트 감독도 "우리 팬들은 정말 미쳤다"고 껄껄 웃었다.
결국 흐름을 잡은 캔자스시티는 월드시리즈의 균형을 맞췄다.
캔자스시티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 홈 경기에서 샌프란스시코를 7-2로 제압했다. 이로써 7전4선승제 월드시리즈는 1승1패가 됐다.
1985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이후 28년 동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던 캔자스시티. 하지만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하더니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까지 한 차례도 패하지 않고 월드시리즈에 안착했다.
1차전에서 매디슨 범가너에 틀어막히며 상승세가 꺾이는 듯 했다. 게다가 1회초 그레고르 블랑코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내줬다.
하지만 캔자스시티는 '기적의 팀'답게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1회말 버틀러의 동점타, 2회말 알시데스 에스코바르의 역전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4회초 브랜든 벨트에게 다시 동점타를 맞았지만, 불펜 싸움에서 승부를 갈랐다.
캔자스시티는 6회말 무사 1, 2루에서 샌프란시스코 선발 제이크 피비 대신 올라온 진 마키에게 버틀러가 역전타를 때렸고, 1사 2, 3루에서는 페레즈가 세 번째 투수 스트릭랜드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 이어 인판테가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6회에만 5점을 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