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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수준의 WK리그, 이제는 '음지'에서 벗어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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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는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지만 빠른 성장을 통해 세계적 수준까지 도달했다. 대한축구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도 지난 2010년 17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이다. 같은 해 20세 이하 여자대표팀은 세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FIFA가 산정하는 세계랭킹에서도 여자 축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일본(3위)과 호주(10위), 북한(11위), 중국(14위)에 이어 5번째지만 17위로 세계무대에서는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AFC 소속으로는 4위지만 세계 순위에서는 63위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남자 대표팀보다 분명 국제적 위상은 더 높은 셈이다.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스타 지소연은 아시아 최강 일본을 거쳐 잉글랜드의 첼시 레이디스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남자선수 못지 않은 경기력으로 국제무대에서 일찌감치 기량을 인정받은 박은선(로시얀카)도 러시아 리그의 러브콜을 받아 이적했다.

7개 팀이 참가하는 여자축구 실업리그인 WK리그도 세계적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WK리그에서 2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현대제철은 올 시즌 개막 전 스페인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지난 시즌의 우승으로 구단이 선수들에게 선진 축구를 체험할 기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정작 지도자와 선수들은 WK리그와 큰 차이가 없는 스페인 현지의 여자축구를 보며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최인철 현대제철 감독은 "지난 시즌 우승 후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우리 선수들이 바르셀로나 정도를 제외하고는 우리의 환경이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했다. 지소연 역시 WK리그의 수준이 높아 잉글랜드와 비교해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세계적 수준과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질 것 없는 한국 여자축구는 정작 안방에서는 '찬밥' 대우를 받고 있다. 2014년 8월 현재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여자축구팀은 초등부 23개, 중등부 20개, 고등부 17개, 대학부 9개, 실업 9개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선수들을 필요로 하는 팀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등록선수도 1705명이 전부다.

WK리그는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해 시범적으로 연고지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 정착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WK리그는 경기장을 찾아 전국을 떠돌고 있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도 TV중계를 위해 평일 오후 4시에 치러졌다. TV 중계에서 인기가 좋은 야구와 농구를 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관심 속에서 치러져야 할 챔피언결정전까지 '그들만의 잔치'가 되어야 했다. 챔피언결정전이라 특별하게 준비한 축구전용경기장이었지만 정작 경기장에는 선수 가족과 두 구단의 관계자, 여자 축구 유망주들뿐이었다. 이들을 제외하고 WK리그를 즐기러 온 축구팬은 극소수에 그쳤다. 평일 낮에 축구장을 찾을 수 있는 일반 팬은 많지 않았다.

WK리그가 운영되는 실상을 확인한다면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직원 수를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여자축구연맹이 WK리그 운영까지 맡는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전국의 경기장으로 흩어져 경기장 운영을 총괄해야 하는 이들에게 세밀한 대회 운영까지 바라는 것은 솔직히 무리다.

하지만 기회는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동메달이 선수는 물론, 한국 여자축구를 찾아온 분명한 기회다. 국제무대에서의 성적은 선수들은 물론, 일반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명한 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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