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안타 기록을 세운 서건창.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2014년 프로야구는 역대급 타고투저의 시즌이었다. 넓게 느껴진 스트라이크 존, 공인구의 반발력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3년 만에 합류한 외국인 타자들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 타자와 경쟁을 통해 타자들이 한 단계 발전했다는 의미다.
투수들은 어깨가 움츠러들었고, 타자들은 시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덕분에 타격에 관한 기록들이 쏟아졌다. 프로야구 최초의 200안타와 11년 만의 50홈런, 팀 타율 3할까지. 2014년 프로야구를 기록으로 돌아봤다.
▲팀 타율 3할1리, 팀 평균자책점 4.31
3할1리. 4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오른 삼성의 팀 타율이다. 삼성은 1987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팀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다. 팀 타율이 가장 낮은 LG조차 2할7푼9리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게다가 3할 타자만 무려 36명이 배출됐다. 최근 9년 동안 3할 타자는 매년 10~20명에 불과했다. 특히 30홈런 이상 친 타자가 7명이나 나왔다. 최근 9년간 30홈런 이상을 친 타자는 고작 11명.
덕분에 투수들은 연일 얻어터졌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 1위는 외국인 투수가 세 명 포진한 NC.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4.31로 지난해였다면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심지어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역대급 타고투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11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밟은 박병호.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프로야구 최초 200안타, 11년 만의 50홈런
타고투저 현상과 함께 타격에 관한 기록도 펑펑 터져나왔다.
먼저 서건창(넥센)이 프로야구 최초로 200안타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1994년 이종범이 작성한 최다 안타 기록(196개)을 넘어선 서건창은 마지막 4경기에서 안타 5개를 치며 201안타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썼다. 서건창은 134득점으로 종전 1999년 이승엽의 128득점을 넘어섰다.
또 박병호가 51홈런을 치면서 2003년 이승엽(56개), 심정수(53개) 이후 무려 11년 만에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프로야구 역대 네 번째 50홈런 돌파다.
넥센은 타격의 팀답게 다양한 기록을 만들었다. 프로야구 최초로 한 팀에서 두 명(박병호, 강정호)이 100타점-100득점을 기록했고, 한 팀에서 세 명이 100득점(박병호, 강정호, 서건창) 이상 기록한 것도 넥센이 처음이다.
▲7년 만의 20승은 나왔지만…마운드에서도 값진 기록이 나왔다. 앤디 밴 헤켄(넥센)이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7년 만에 20승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밴 헤켄의 평균자책점은 3.51에 그쳤다. 20승과 함께 MVP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지만, 서건창과 박병호에 비해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