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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딱 1번' 20승이 이렇게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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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밴 헤켄, 6⅓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무산

8일 목동 삼성전에서 호투를 펼치고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 난조로 20승이 무산된 넥센 에이스 밴 헤켄.(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20승이 이렇게 어렵다. 7년 만의 대기록이 손아귀에 들어왔지만 눈앞에서 사라져버렸다.

넥센 에이스 밴 헤켄은 8일 목동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과 홈 경기에서 6⅓이닝 7탈삼진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1-0으로 앞선 7회 1사 1, 2루에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물러났다. 19승6패를 기록 중인 밴 헤켄은 꿈의 20승 고지를 앞뒀다. 만약 그대로 동점과 역전 허용 없이 경기가 끝난다면 대망의 20승 달성이었다.

요건은 갖춰졌다. 위기에서 밴 헤켄의 뒤를 이은 한현희가 후속 3명 타자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김태완을 내야 뜬공 처리한 한현희는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아 만루에 몰렸지만 대타 진갑용을 1루 땅볼로 처리했다.

7회말 타선도 귀중한 추가점을 뽑아줬다. 김민성의 안타와 대주자 유재신의 도루, 희생 번트 등으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박헌도의 땅볼로 2-0으로 앞섰다.

8회 박한이의 2루타로 1점을 내줘 다시 1점 차로 쫓긴 넥센은 8회말 다시 유한준의 희생타로 3-1, 2점 차를 유지했다.

▲9회말 1아웃 남기고 통한의 동점 허용

하지만 끝내 9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마무리 손승락은 김태완, 진갑용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진 2사 2, 3루. 타자 1명만 잡아내면 밴 헤켄의 20승이 결정될 상황이었다.

손승락은 그러나 나바로에게 2타점 중전 안타를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볼 카운트 2-2에서 손승락이 슬라이더를 바깥쪽 낮게 잘 떨어뜨렸으나 나바로가 잘 대응했다. 볼을 안타로 만든 끈기가 돋보였다.

20승이 날아간 순간 밴 헤켄은 감정을 크게 드러내진 않았지만 아쉬운 표정으로 물을 들이켰다. 지난 3일 밴 헤켄은 LG전에서 5⅓이닝 5실점(4자책)으로 한번 20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절치부심 삼성전에서 재도전에 나서 충분히 승리 투수가 될 활약을 펼쳤지만 팀 동료와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만큼 어려운 기록이라는 방증이다. 20승은 2000년대 들어 단 1번 나온 대기록이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의 22승5패가 유일했다. 이전에는 1999년 정민태 롯데 코치의 20승이 마지막이었다.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았던 1980년대와 달리 분업화가 철저하게 이뤄진 이후 달성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2002년 키퍼(당시 KIA)가 19승을 올린 게 가장 근접한 기록이었다. 18승은 2000년 현대 트리오 정민태-임선동-김수경, 2005년과 2006년 롯데와 한화 에이스 손민한(NC), 류현진(LA 다저스)가 세운 바 있다.

▲기회는 있다…13일 KIA, 14일 롯데전 등판 전망

하지만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넥센이 5경기를 남긴 가운데 밴 헤켄은 13일 광주 KIA전, 혹은 14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할 수 있다. 만약 이날 대기록을 달성했다면 정규리그를 마감하고 포스트시즌을 대비해도 될 법했지만 20승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은 경기에서는 2위 넥센이 연장 10회말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1사 3루에서 이택근의 포수 앞 빗맞은 땅볼성 타구 때 3루 주자 서건창이 홈으로 쇄도해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넥센과 승차가 3경기로 좁혀진 1위 삼성은 정규리그 4연패 매직넘버를 '3'에서 줄이지 못했다. 삼성은 남은 6경기에서 3승만 거두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는다.

6위 두산은 잠실 홈에서 KIA를 4-2로 누르고 2연승을 달리며 실낱같은 4강 희망을 이어갔다. 이미 포스트시즌이 좌절된 8위 KIA는 4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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