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지폐 5만원권 자료사진
컬러복사기로 5만원권 위조지폐 수천만원 상당을 만들어 '환치기'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8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서울 강서구의 한 은행에서 5만원권 위조지폐 6,755만원(1,351매)어치가 발견됐다.
창구 직원이 육안으로만 확인해도 진짜 5만원권과 비교해 색상과 재질이 달랐고, 위조방지용 홀로그램에 숨겨진 무늬도 나타나지 않은 ‘조잡한 위폐’였다.
이 돈은 화장품 판매업자인 A(52) 씨가 홍콩 사업가에게 여성용 화장품 200박스를 보내고 받은 대금의 일부였다.
경찰 수사 결과, 문제는 A 씨가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이른바 ‘환치기 수법’를 이용하면서 불거진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환치기 업자와 공모한 유 모(50) 씨가 내연녀와 가족 등을 동원해 5만원권 4장을 A4용지 한 장에 나란히 붙여 30만원대 칼러복사기로 매일 수백 장씩 복사해낸 돈이었던 것.
유 씨 일당은 한 가방 안에 미리 제작한 위조지폐와 진짜 5만원권으로 현금 8,000만원을 준비해 각기 다른 봉투에 싼 뒤 A 씨에게 돈을 건넬 전달책을 서울역에서 만났다.
이어 처음에는 진폐 8,000만원이 든 봉투를 보여주고선, 실제로 건넬 때는 위폐 6,755만원이 든 봉투로 바꿔쳐 8,000만원인 것처럼 줬다.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던 A 씨는 환치기 전달책에게서 돈뭉치를 받은 뒤 입금하려고 은행을 찾았다가 가짜 돈의 정체를 알게 됐다.
그 사이 유 씨 일당은 우리돈 8,000만원에 해당하는 중국돈 46만 1,000위엔을 받아 가로챘다.
경찰은 유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위조지폐 제작에 가담한 4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공범을 쫓고 있다.
경찰은 “유 씨 등이 외환거래를 하는 사업자들에게 환치기 금액을 위조지폐로 지급해도 세금 탈루를 위해 불법을 저지른 것이기 때문에 신고를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환치기로 세금 탈루를 시도했던 A 씨도 불구속입건 할 예정"이라고 경찰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