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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날 뻔한 홍도 유람선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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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된 뒤 해경에 예인되고 있는 홍도 유람선 바캉스호 (사진=목포해경 제공)

 

30일 오전 9시 14분 경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인근 해상에서 신안선적 171톤 유람선 ‘바캉스호’가 암초에 좌초됐다. 이 배에는 관광객 105명과 승무원 5명 등 모두 110명이 타고 있었다.

다행히 주변 유람선과 어선들이 긴급 동원돼 30분 만에 탑승자를 전원 구조하고 상황은 종료됐다. 제2의 세월호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이 유람선은 이날 오전 승객을 태우고 홍도항을 출항, 해상 유람 관광에 나섰다가 사고가 났다. ‘바캉스호’는 홍도 해상 만물상 바위 부근을 운항하던 중 암초에 부딪혀 바다 위에 멈춰 섰다. 일부 승객들은 튕겨나가듯 넘어져 머리와 무릎을 다쳤다. 엔진 배기구에서는 시커먼 연기가 치솟아 오르고 선수 쪽이 기울면서 침수가 시작됐다. 혼란과 공포가 엄습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장과 선원들은 침착하고 신속하게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대피를 유도했다. ‘바캉스호’를 뒤따르던 ‘선플라워호’도 곧바로 다가가 승객들을 옮겨 실었다. 주변 어선들도 구조작업에 서둘러 합류했다.

사고 직후 112로 구조요청을 받은 해경도 재빠르게 움직였다. 매뉴얼에 따라 즉각 상황을 전파하고 출동했다. 한마디로 선장과 선원, 해경 모두 세월호 침몰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탑승객 말로는 ‘해상 기암괴석인 만물상에 좀 더 가까이 배가 접근하는 순간 굉음과 함께 멈춰 섰다’고 한다. 당시 파도가 높게 쳐 배가 바위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운항 미숙에 따른 좌초로 추정되며, 해경이 조사 중이다.

이번에도 노후 선박 운항 문제가 제기된다. 이 배는 1987년 7월 일본에서 건조된 것으로, 1994년에 건조된 ‘세월호’보다 7년이나 더 오래되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튿날인 지난 4월 17일 선박검사를 마쳤다.

올해 선령 27세나 된 이 ‘바캉스호’를 수입해 오던 지난 4월, 홍도주민들은 사고를 우려해 허가를 반대하는 탄원서를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여객선의 내구연한이 최고 30년으로 상향되면서 노후 선박을 수입 운항한 데 따른 예고된 사고라 아니할 수 없다.

세월호 사고 후 해양수산부는 카페리 선령을 20년으로 제한하되 선령 연장검사를 매년 받는 조건으로 최대 5년까지 연장 운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연안여객선 안전관리 혁신대책’을 발표했지만 무슨 소용이 있는가. 대한민국은 여전히 ‘사고공화국’이고 국민은 늘 불안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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