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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부산 데자뷰?' 거짓말처럼 재현된 '진땀 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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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끝났다' 황재균이 28일 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전에서 8회 쐐기 2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인천=박종민 기자)

 

한국 야구가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12년 전 자국 대회였던 부산에서처럼 힘겹게 난적 대만에 거둔 우승이었다.

류중일 감독(삼성)이 이끈 대표팀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만과 결승에서 6-3 신승을 거뒀다.

2010년 광저우까지 2회 연속 금메달이다.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네 번째 정상이다. 당시 대학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 은메달을 따낸 이후 5번 대회에서 4번이나 우승했다.

프로 선수들의 출전이 허용된 1998년 방콕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2006년 도하 때는 대만, 일본에 연패해 동메달에 머문 바 있다.

▲2002년 부산 대회와 판박이

우승은 차지했지만 끝까지 긴장감이 이어진 승부였다. 마치 시계를 12년 전으로 돌려 2002년 부산 대회 때를 보는 듯했다. 당시 한국은 대만과 결승에서 4-3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예선에서 7-0 완승을 거둔 대만을 상대로 4안타 빈공에 그쳤고,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거둔 금메달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2회 홍성흔(두산)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지만 3회 2실점,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4회 김종국(KIA 코치)의 동점 2루타와 이종범(한화 코치), 장성호(롯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4-2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대만은 8회 1점을 내며 4-3, 1점 차까지 추격해왔다. 결국 송진우(한화 코치)의 마무리로 승리를 거뒀지만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던 경기였다.

▲상대 깜짝 선발에 초반 고전

'하마터면...' 28일 결승전에서 한국 타선을 상대로 4회까지 무실점 깜짝 호투를 펼친 대만 궈지런.(인천=박종민 기자)

 

12년이 지나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대만을 10-0, 여유있는 8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그러나 결승에서는 마치 다른 팀이 된 듯 대만의 거센 반격에 밀렸다.

특히 깜짝 선발에 경기 초반 고전했다. 대만은 당초 선발로 예상됐던 천관위(요코하마), 장샤오칭(클리블랜드 마이너리그) 대신 궈지린(22, 대만체대)가 나섰다. 궈지린은 태국과 조별리그 경기에서 나와 4이닝 6탈삼진 2피안타 1볼넷 1실점한 바 있다.

이날 150km대 빠른 공과 130km대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한국 타선을 요리했다. 4회까지 삼진 4개를 솎아내며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1회 무사 만루에서 한국 4, 5번 박병호, 강정호(이상 넥센)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낸 뒤 나성범(NC)을 1루 땅볼로 요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반면 한국 선발 김광현(SK)은 초반 흔들렸다. 1번 천핀지에에 우중간 3루타를 맞은 뒤 내야 땅볼로 먼저 실점했다. 2사에서도 천쥔시우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도루 실패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끌려가던 한국은 5회 승부를 뒤집었다. 손아섭이 황재균(이상 롯데)의 안타와 민병헌(두산)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 3루에서 천금의 동점타를 때렸다.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8회 상대 투수 난조-황재균 쐐기타

대만은 천관위를 긴급 투입했으나 유격수 판즈팡의 실책으로 역전까지 허용했다. 김현수(두산)의 땅볼을 더듬은 판즈팡은 다급한 마음에 악송구를 범했다. 3루 주자 민병헌이 홈을 밟아 역전 점수를 냈다. 다만 1루 주자 손아섭은 홈까지 쇄도했으나 아웃됐다.

하지만 리드가 오래가지 못했다. 6회 동점과 재역전을 허용했다. 김광현은 1사 1, 2루에서 린한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은 뒤 1사 1, 3루에서 궈옌원에게 중견수 희생타로 역전을 내줬다. 5⅔이닝 4탈삼진 5피안타 3실점한 뒤 강판했다.

대표팀은 7회도 위기를 맞았다. 첫 타자 쟝스시엔의 타구가 1루수 박병호의 몸을 맞고 굴절돼 2루타가 됐고, 왕보롱의 안타로 무사 1, 3루에 몰린 것. 다행히 구원 투수 안지만(삼성)이 후속 타자들을 삼진과 짧은 외야 뜬공 2개로 최대 위기를 넘겼다.

위기 뒤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상대 투수의 난조를 더해 동점에 재역전을 이뤘다. 8회 1사 만루에서 강정호가 상대 투수 뤄지아런에게 몸에 맞는 공으로 동점을 이뤘고, 나성범의 내야 땅볼로 4-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황재균이 2타점 우전 안타로 쐐기를 박았다.

분위기를 바꾼 대표팀은 8, 9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금메달을 확정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선수들은 12년 전처럼 일제히 그라운드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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