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黃 법무 뜬금없는 '총수 가석방 가능' 대기업 봐주기 논란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2014-09-24 17:36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황교안 법무부장관 (사진=윤창원 기자)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뜬금없는 '재벌총수 가석방 가능 발언'이 뜨거운 논란을 낳고 있다.

황 장관은 24일 "기업인이라는 이유로 가석방에 특별히 배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구속중인 재벌 총수들에 대해 가석방 조치를 하거나 사면까지 적극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발언이다.

법무부는 지난해까지만해도 기업인을 포함한 사회의 이목을 끈 주요 수형자의 경우에는 가석방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엄격한 기조'를 밝혔다.

황 장관은 지난해 7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회장에 대한 가석방 심사를 하면서 "사회적으로 크게 물의를 빚거나 비난 가능성이 높은 범행을 저지른 지도층 인사에 대해 가석방 적용을 엄격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일반 수형자에 대해서는 행형 성적이 좋고 개전의 정이 현저해 재범의 가능성이 낮은 경우 가석방을 적절히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박연차 씨는 법무부의 이런 기조에 따라 가석방이 불허돼 현재 만기출소한 상태다.

사회지도층 인사의 가석방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을 강조했던 황 장관이 불과 1년만에 태도를 180도 바꾼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문제의 발언이다.

이날 황 장관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잘못된 기업인도 국민여론이 형성된다면 다시 기회를 줄 수도 있다"며 "다만 부당한 이익을 사회에 충분히 환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살리기에 헌신적인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도 "지금은 경제에 국민적 관심이 많으니 경제살리기에 도움이 되는 케이스라면 일부러 (기업인들의 사면이나 가석방을) 차단할 필요가 없지 않나"고 말했다.

황 장관의 발언은 재계에서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최태원 SK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구본엽 전 LIG 부사장 등 굴지의 기업인들이 징역형을 받고 수감중이기 때문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최근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서 상고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과 이선애 전 태광그룹 상무 역시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과 집행정지로 풀려나있는 상태이다.

황 장관은 더 나아가 기업수사와 관련 "과도한 수사로 기업이 일어날 수 없도록 하지 않는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검찰에 대해 기업수사를 자제하라는 지시로 보인다.

법무부는 황 장관 발언의 논란이 커지자 "원칙에 부합되고, 요건이 갖춰질 경우 누구나 가석방 등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고, 기업인이라는 이유로 특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황장관 발언이 경제관계장관 회의 직후 구체화됐다는 점에서 경제부처는 물론 청와대와 조율돼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재벌총수에 대한 가석방이나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을 떠보기 위해 황 장관이 의도적으로 던진 발언이라는 해석도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대기업봐주기'로 회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대선 공약인 '경제민주화 기조'를 이미 폐기했고 대기업 지배주주-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 사면권 행사를 엄격히 제한하겠다는 약속마저 헌신짝처럼 버리는 등 너무 쉽게 변덕을 부린다는 비판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법무부가 재벌 총수의 잇따른 실형선고와 엄한 처벌 요구를 정면으로 거슬러 선처를 해주려는 것 같은데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며 "재벌 총수가 복역한다고 기업이 흔들리고 국민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것도 아닐 뿐더러 오히려 이런 비정상적인 구조를 바로잡아야 기업이 산다"고 강조했다.

서민증세 논란에 이어 재벌 총수 봐주기 논란이 국민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