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정부군의 폭격에, 밤에는 미국의 공습에 도망 다녀야 하는 상황입니다."
시리아의 반정부 활동가 아나스는 미국 주도의 시리아 공습이 단행된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반군 장악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불안감을 이렇게 전했다.
수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이미 폭음에 익숙해진 주민들이지만 미군의 공습으로 피해야 할 대상이 하나 더해졌다는 것이다.
미국은 아랍 5개국과 공동으로 수니파 극단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해 이들의 본거지인 락까 등을 공습했고, 이와 별개로 알카에다 분파인 호라산 그룹을 목표로 북부 알레포와 이들리브 주 인근을 단독으로 공습했다.
이 중 호라산 그룹을 겨낭한 공격에서는 민간인 희생자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어린이 3명을 포함해 8명의 민간인이, 시리아인권네트워크(SNHR)는 어린이 4명을 포함해 민간인 1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IS를 겨냥한 공격에서도 최소 한 발이 민간인들을 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민간인 희생자가 나오면서 IS에 반대하는 주민들마저 미국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락까 주민 지아드 알-알리 씨는 뉴욕타임스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예멘 등에서 이뤄진 미국의 공습 역사를 알고 있다"면서 "민간인들이 희생될 때 미안하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공습을 크게 환영하는 주민들도 있다.
락까에서 IS 반대 활동을 하는 아보 이스마일은 CNN방송에 "길에서 춤이라도 추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엔 너무 두렵다"면서 주민들이 미군의 공습에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공습으로 IS가 경계를 강화했다고도 전했다.
IS의 공격으로 최근 일주일간 20만명이 터키로 피신했던 쿠르드족도 공습이 단행되자 IS 격퇴에 대한 희망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이들도 있었다.
아자드 압둘라 씨는 뉴욕타임스에 "미국의 개입이 미래에 어떤 문제를 낳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은 좋다"면서 "중요한 것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