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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또 운' 정진선 "올림픽 동보다 단체전 금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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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눈물이 좀 많습니다.”

펜싱 남자 에페 단체전 금메달을 딴 정진선(30, 화성시청)을 믹스드존에서 만났다. 이미 눈이 충혈된 정진선은 금메달 소감을 묻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결국 뒤로 돌아서 펑펑 운 뒤에야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기쁨과 미안함이 섞인 눈물이었다. 개인전 금메달 때 꾹 참았던 눈물과 ‘맏형’이라는 부담감 속에 마지막에 역전 위기에 놓였던 것에 대한 미안함의 눈물이 함께 터졌다.

정진선은 23일 남자 에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내가 눈물이 좀 많다”면서 “뛰기 전부터 맏형이라 조금 부담이 됐다. 마지막에 불안했다. 더 잘 해서 후배들을 편안하게 못 해줘서 미안했다”고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

17-12로 앞선 마지막 9라운드. 정진선이 3분만 버티면 아시안게임 3연패였다. 하지만 정진선이 흔들렸다. 경기 막판 20-19까지 쫓겼다. 하지만 정진선은 이내 공격을 성공시키며 흐름을 탔고, 마지막 3초 동안 두 차례나 득점을 올리면서 금메달을 자축했다. 특히 종료 3초를 남기고 24점째를 올리는 순간 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정진선은 “후배들에게 ‘부담 갖지 마라. 내가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는데 애들이 나보다 더 잘 해서 우승했다”면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해 마지막에 안 좋은 결과가 났다. 죽고 싶었고,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사실 개인전에서 박경두(30, 해남군청)를 누르고 금메달을 땄을 때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지만 후배에 대한 미안함, 무엇보다 남은 단체전을 위해 눈물을 꾹 참았다. 대신 단체전 금메달과 함께 펑펑 울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정진선은 단체전 금메달을 따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정진선은 “개인전에서도 눈물이 났는데 꾹 참았다. 단체전도 남았기 때문이다. 단체전이 끝나고 원 없이 울려고 했다. 참아봤는데 눈물이 났다”면서 “너무 힘들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좋다. 열심히 한 보람이 있다. 이 기분을 잊지 않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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