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는 아시안게임에서 대표적인 효자 종목으로 군림해왔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서 한국 유도는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 등 총 14개의 메달을 따내 일본(금7, 은5, 동3)에 이어 해당 종목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목표로 설정한 금메달 수는 5개.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대회 첫 날 우승을 예상했던 남자 60kg급의 김원진(용인대)이 동메달에 머물렀다. 동메달도 값진 결과이지만 대한유도회의 구상과는 달랐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가 펼쳐진 둘째 날인 지난 21일 유도에서 3개의 금메달이 쏟아져나왔다. 여자 63kg급의 정다운(양주시청), 남자 81kg급의 김재범(한국마사회), 여자 70kg급의 김성연(광주도시철도공사)가 연이어 금빛 낭보를 전해왔다.
정다운과 김재범은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가 있었다. 지난 해 처음 국가대표를 단 김성연이 상대 전적에서 2패로 밀리는 아라이 치즈루(일본)를 결승에서 꺾고 우승, 세 번째 금메달을 획득하자 한국 유도의 기세는 절정에 이르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여자 57kg급의 김잔디(양주시청)와 남자 73kg급의 방귀만(남양주시청)이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하루에 무려 5개의 메달을 수확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 유도는 첫 날 동메달 3개를 포함해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로 총 메달 수를 8개로 늘렸다.
개최국의 이점이 분명히 있지만 반대로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수영의 박태환과 사격의 진종오 등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조차 이같은 부담감을 털어놨다.
한국 유도의 대회 첫 날 분위기도 비슷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부담을 깨고 일어섰다. 이로써 대한유도회가 이번 대회에서 목표로 설정한 금메달 5~6개를 달성할 발판이 마련됐다.
22일 남녀 5체급 경기가 예정돼 있다.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하는 여자 78kg급의 정경미(하이원)와 남자 100kg 이상급의 김성민(경찰체육단)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