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청와대와 정치권을 향한 추석 민심이 아주 싸늘하다.
정치인들과 언론이 추석과 설 연휴 뒤 명절 민심을 전해오고 있지만 이번 추석 민심은 과거보다 더 나쁘다.
어려운 경제상황에 맞물려 여·야를 싸잡아 비판·비난하고 있다.
지역구에서 추석 연휴를 보낸 여·야 의원들 거의 대부분이 민심이 싸늘하다 못해 얼음 같다고 말한다.
민심이 성을 내고 있고 있으며 심지어 국회를 해산하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의원들은 "어떻게든 세월호 특별법을 풀고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라, 세월호만 보지 말고 민심도 좀 챙겨라"라는 지적을 전했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창녕)은 "국회 장기 공전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면서"야당이 세월호 특별법을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고 전했다.
김현숙 새누리다 원내 대변인은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논의를 빨리 하고 민생법안도 처리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새정치연합의 우윤근 정책위의장(전남 광양)은 "호남 민심도 상당히 좋지 않다"며 "대통령도, 여당도, 야당도 모두 싸잡아 비판했다"고 말했다.
강기정 의원(광주 북)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도 민생법안도 동시에 챙기라는 요구가 꽤 많았지만 어떤 것도 똑바로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야당에 대한 불만이 상당했으며 엄청나게 실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에게 추석명절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호남 출신 의원들이 전하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 민심은 전례없이 나쁘다는 것이다.
강경하게 밀어붙이라는 여론도 있지만 친노, 운동권 강경파들과 갈라서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는 호남 여론이 상당했다는 것이다.
여당 의원들은 민심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야당이 세월호를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여론이 많다고 야당의 형태를 문제 삼았고 야당 의원들은 "세월호 특벌법을 어떻게든 먼저 해결하라는 여론이 우세했다"고 전했다.
여·야는 추석 민심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했다.
영남 민심은 민생을 먼저 살리라는 것이 주류였고, 호남 민심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제발 거듭나라는 주문이 많았다.
전반적인 추석 민심은 대통령이 좀 나서 세월호 특별법을 풀고 야당도 제대로 하라는 주문이었다.
이모(대구 거주) 씨는 "정치권이 추석 민심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며 "대통령도, 여·야 지도부도 이제는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모(광주 거주) 씨는 "여당과 청와대가 경제 챙기기를 먼저 해야지 야당이 하느냐"면서도 "야당이 무기력에 빠진 것도 맞고, 지도부 흔들기가 도를 넘는 것도 사실인데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무슨 일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모(여 서울 거주) 씨는 "세월호 특별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는 전제를 하면서도 "특별법과 함께 민생 법안을 동시에,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모(경남 마산) 씨는 "모든 책임을 청와대와 여당이 져야 하지만 야당은 해체하고 새로운 중도 개혁적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추석 민심이 아주 차디찬 얼음장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완구 원내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10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의 원내대표는 9일 전화통화에 이어 이날 비밀리에 만나 경색정국 해소 방안을 협의한다.
추선 연휴의 민심을 확인하고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만큼 국회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으나 세월호 정국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오는 15일, 다음주 월요일에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 93개를 처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을 먼저 해결하자며 맞서고 있다.
양당의 원내대표가 양보와 타협이라는 결단을 하지 않고는 교착 정국을 해소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또한 박영선 원내대표가 결단을 하더라도 세월호 유가족들과 당내 강경파들이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여·야 정치권이 '민생을 살리라'는 국민의 거센 압박을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