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는 휴일인 일요일과 겹치면서 평일인 '수요일' 하루를 더 쉰다. 올해 처음으로 대체휴일제가 시행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체휴일제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사람들도 있다. CBS노컷뉴스는 두 차례에 걸쳐 대체휴일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편집자 주="">편집자>①"우리도 쉬고 싶은데…" 대체휴일제, 중소기업 근로자엔 '그림의 떡'②"우리 아이 어디다 맡겨요?" 중소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의 '비애'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반도체 라인에 생산설비를 공급하는 경기도 수원의 한 중소기업. 대표까지 28명이 일을 하고 있지만, 요즘은 올 들어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추석연휴, 올해부터 시행되는 대체휴일을 적용하고 싶지만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여섯 달 동안 해야 할 물량이 이번 한 달 동안에 몰렸기 때문이다.
업체 대표이사는 "대체휴일을 주고 싶어도 너무 바빠서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납기가 너무 빠듯하게 투자가 진행되다 보니까 5일을 그냥 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체휴일은 추석과 설, 그리고 어린이날에 한해 토요일이나 일요일 등과 겹치면 하루를 더 붙여 쉴 수 있게 한 법정공휴일이다.
이에 따라 이번 추석은 연휴 첫 날이 일요일과 겹쳐 평일 하루를 연휴 뒤에 더 붙여 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법정 공휴일은 원칙적으로 공무원들의 휴무일일뿐 민간 기업에서 반드시 쉬어야 할 의무는 없다.
이처럼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휴일은 아니기 때문에 납품 물량을 맞춰야 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대체휴일 적용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다.
실제로 중소기업들은 대체휴일을 적용하는 비율이 10곳 중 1곳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1~18일 90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체휴일을 적용해 5일을 쉰다는 중소기업은 14%에 불과했고, 대체휴일을 적용하지 않고 4일만 쉰다는 중소기업은 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다수 대기업은 이번 추석에 대체휴일제를 적용해 평균 4.8일을 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중소기업 근로자는 "주변에 관공서나 대기업들은 다 쉰다고 하던데, 그럴 때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며 "중소기업에 다니는 내 죄인 것 같고, 중소기업 살린다 하지만 이런데 누가 다니고 싶겠냐"고 푸념을 쏟아냈다.
서울의 한 개인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김모 씨(여·35)도 불만은 마찬가지다.
김 씨는 "친구들중에 대학병원이나 좀 큰 병원에 다니는 애들은 대부분 10일날 쉬거나 휴일 수당을 받고 있한다고 한다"며 "직장 규모에 따라 쉬고 못 쉬고가 정해지는 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에서도 대체휴일제를 모든 사업장에 적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박성식 대변인은 "대체휴일이 정작 휴식이 필요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게 적용되지 못하고 있어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만 주고있다"며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휴식권 보장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대체휴일제가 모든 노동자에게 직접 적용될 수 있도록 대체휴무제를 법제화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