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을 맡은 신태용 코치는 한국 축구의 부활을 위해 베네수엘라와 A매치에 화끈한 공격 축구를 예고했다. 박종민기자
"솔직히 이야기하면 베네수엘라 잘 몰라요."
역시나 솔직한 입담이다. 과거 성남 일화를 이끌던 시절에도 재치넘치는 말 솜씨를 선보였던 신태용 축구대표팀 코치는 변함이 없었다. 자신의 입담처럼 화끈한 공격 축구로 한국 축구의 부활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늦어지는 외국인 감독의 선임 탓에 신태용 코치 체제로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 9월 A매치를 소화하기로 했다. 이미 프로무대에서 검증된 지도자인데다 외국 리그 경험도 있는 만큼 외국인 감독과 국내 지도자의 징검다리 역할을 맡긴다는 구상이다.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을 앞두고 4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태용 코치는 상대에 대해 얼마나 분석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베네수엘라가 피파랭킹 29위라는 것과 지난 3월 29일 평가전한 것, 그리고 최근 감독이 바뀐 것 외에는 알고 있는 것이 없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베네수엘라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기 위해 파라과이와 월드컵 예선 경기를 봤는데 잘했다"고 짧게 평가한 신 코치는 "상대가 어떻데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내일 경기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비록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29위에 올라있는 남미의 강호다. 한국-일본을 상대할 A매치 2연전에 일부 주축 선수가 빠졌지만 20명의 방한 명단 가운데 11명이 유럽 각국의 유명 클럽에서 활약하고 있을 정도로 뛰어난 전력을 자랑한다.
특히 자국리그에서 촉망받던 지도자 노엘 산비센테가 지난달 대표팀 지휘봉을 물려받은 뒤 처음 경기하는 상대가 한국이라는 점에서 원정 경기지만 좋은 결과를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
실제로 산비센테 감독은 "40시간이나 이동해 선수들이 많이 피곤한 상태지만 자신이 있다. 한국을 상대로 우리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면서 "국민들이 큰 기대를 하는 만큼 좋은 결과로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강한 승리의지를 선보였다.
라스 팔마스와 말라가(스페인), 루빈 카잔을 거쳐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이상 러시아)에서 활약하는 베네수엘라 축구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살로몬 론돈 역시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열심히 준비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굳은 각오다.
하지만 신태용 코치는 이들의 각오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베네수엘라가 우리보다 세계랭킹도 높고 좋은 팀이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 우리가 할 것만 잘 하면 좋은 결과는 분명히 따라올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의 의욕이 상당한 만큼 좋은 결과도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