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아, 빅뱅 한번 터뜨려 보자' 27일 잠실 두산전에서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의 공백을 공수에서 메워준 LG 베테랑 듀오 이병규와 이진영.(자료사진=LG 트윈스)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두산의 라이벌 대결이 열린 27일 잠실구장. 경기 전 양상문 LG 감독은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의 부상 공백에 대해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양 감독은 "경기에서 흐름을 바꿀 한방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성적 부진에 골반 부상까지 겹쳐 전날 1군에서 제외됐다. 올해 28경기 타율 2할2푼7리 4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양 감독은 "힘 좋은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을 봤을 때 (스나이더의 1군 제외는) 내리기 힘든 결정이었다"고 털어놨다.
수비에서도 타격이 적잖다. 스나이더는 중견수로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가 팀을 구한 수비도 몇 번 있었다"면서 "넓은 잠실이면 존재감이 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양 감독은 스나이더를 받쳐줄 베테랑들의 분발을 기대했다. 우익수에서 스나이더 대신 중견수로 옮겨올 주장 이진영(34)과 그 자리를 메울 불혹의 이병규(9번)다.
양 감독은 "이진영도 발이 느리지 않다"면서 "이병규도 고참이기 때문에 중요할 때 해주면 팀 사기도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영은 "나도 한때 100m를 11초대에 주파한 적이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중견수 수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진영, 선제 결승타-이병규, 알토란 추가 타점두 고참들은 양 감독의 기대에 한껏 화답했다. 적시에 터진 안타와 안정된 수비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1회부터 초반 기선 제압에 앞장섰다.
LG는 1, 2번 정성훈과 오지환이 상대 선발 노경은의 제구 난조로 볼넷으로 출루해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3, 4번 박용택과 이병규(7번)가 각각 좌익수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나며 무사에 잡은 1, 2루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다. 노경은도 영점을 차츰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진영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노경은의 3구째 직구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1타점 선제 적시타였다.
그러자 이병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2사 1, 3루에서 노경은의 2구째 높은 슬라이더를 부드럽게 밀어쳐 좌익수 앞에 타구를 떨궜다. 3루 주자 오지환을 여유있게 불러들이며 2점째를 올렸다.
1회부터 흔들린 노경은은 2회도 연속 3안타로 2실점하며 강판했다. 승기를 잡은 LG는 4회는 상대 두 번째 투수 정대현의 보크로 1점을 추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진영이 2사 만루에서 얻어낸 보크였다.
▲'4연승' LG, '3연패' 두산과 격차 3경기이진영은 이날 1안타 3볼넷으로 전 타석 출루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1회 선두 타자 정수빈의 까다로운 타구를 무리없이 뜬공 처리하는 등 안정감을 보였다. 7회 볼넷으로 출루, 임무를 다한 뒤 대주자 임재철로 교체됐다. 5경기 만에 선발 출전한 이병규도 5타수 1안타였지만 값진 타점을 올렸다.
두 베테랑의 활약 속에 LG는 선발 류제국의 쾌투까지 더해 5-1 낙승을 거뒀다. 4연승을 달린 LG는 두산과 승차를 3경기로 벌리며 4위를 굳게 지켰다.
류제국은 6⅓이닝 7탈삼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두산전 2연패를 끊고 7승째(6패)를 거뒀다. 이후 정찬헌(⅔이닝 1실점)-신재웅(⅔이닝)-이동현(⅓이닝) 등 필승 불펜이 뒷문을 막았다. 또 다른 베테랑 정성훈(34)도 2안타 1볼넷으로 출루, 모두 득점(3개)하며 톱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경기 후 이진영은 "중견수 자리가 생각보다 편했다"면서 "타구를 본 뒤 스타트를 빨리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이병규를 비롯해 외야 수비 라인이 괜찮았다"면서 "타선에서도 이진영, 이병규가 1회 끊길 기회를 이어줬다"고 칭찬했다.
두산은 3연패에 빠져 4강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8회말 연속 대타로 나온 민병헌의 2루타와 고영민의 적시타로 영패는 면했다.
선발 노경은이 1⅓이닝 5피안타 2볼넷 4실점하면서 13패(3승)를 안았다. 개인 LG전 3연패는 물론 잠실 및 홈 5연패, 최근 6연패의 부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