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개헌 논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나서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정치권의 개헌논의에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김무성 대표는 2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개헌 내용과 시기를 묻는 질문에 개헌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차례 국회에서 개헌특위 형태로 의원들을 상대로 여론을 수렴했고 국민여론조사도 실시했다"며 "결론은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우리 실정에 안맞는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대통령 임기 5년이 무능한 대통령에게는 너무 길고 유능한 대통령에게는 너무 짧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개헌 필요성 주장의 핵심이었다. 김 대표는 권력구조에 대한 자신의 속내도 드러냈다. "(국내와 여론)조사 결과 2/3이상이 4년 중임 정부통령제를 선호하고 있다"며 현행 대통령제의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역대 대통령들은 재임중 개헌논의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과 다수의 국민들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개헌에 힘이 실리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를 의식한 듯 김무성 대표는 "개헌 논의는 돼야 하는데 집권초기에는 (대통령이)할 일을 못한다는 주장 때문에 미뤄졌지만 이미 국회 차원의 논의 결과물이 있어서 일단 시작만 되면 빨리 개헌추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개헌 논의가 시작될 때는 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정 전반이 안정이 돼야 하지만 세월호 참사 때문에 국회가 제대로 가동이 안되고 있는 만큼 세월호 특별법 문제가 해결되면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개헌을 위해서는 일단 현직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하지만 박 대통령은 개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한나라당 내 친박계의 주인으로서 의회권력을 쥐고 있었지만 본인이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한 상태여서 개헌논의를 아예 꺼내지도 않았다.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도 개헌에 그다지 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집권초 광우병 파동으로 정권의 힘이 상당부분 빠져 개헌을 추진할 동력도 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일단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역학구도에 큰 변화가 왔다. 잇따른 실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과 여권 장악력이 크게 떨어져 있고 반면 김무성 대표는 그동안 박근혜의 그늘 아래에 있었지만 7.14전당대회에서 당권을 획득하면서 차기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줘 의회권력의 주도권은 상당부분 김무성 대표쪽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이 개헌에 동의하면 가장 큰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설사 대통령이 부정적이라 하더라도 국회 내부에는 개헌지지세력이 상당부분 세를 형성하고 있어 여당운영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김무성 대표가 적극 나설 경우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 간선제를 철폐한 결과물로서 1987년 개정돼 이미 26년이 흘렀고 시대변화와 사회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1명에게 과도하게 국가권력이 집중된데 따른 폐해에 대한 개혁 필요성과 공감대가 널리 확산된 상태다. 더 나아가 거대양당 중심의 정치문화 개혁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국회에는 이미 이재오 의원과 우윤근 의원 등 다수 의원들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정의화 국회의장도 개헌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어 키를 쥐고 있는 여당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의외로 개헌논의가 급물살을 탈 주객관적 조건은 갖춰져 있다는 분석이 많다.
여기에다 여당에도 야당에도 유력한 차기주자가 아직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는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