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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한] 교황, '세월호 아픔' 또 한 번 어루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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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 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시복미사를 집전하기 전 세월호 유족들에게 또 한 번 각별한 위로를 건네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오전 9시쯤 서울광장에서부터 광화문광장까지 카퍼레이드를 하던 중 광화문광장 입구에 모인 세월호 가족들을 보고선 차량에서 내렸다.

이어 34일째 단식 중인 안산 단원고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의 손을 붙잡았고, 김 씨는 교황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김 씨는 "특별법 제정을 도와주세요. 세월호를 절대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말한 뒤 교황에게 노란색 봉투에 담긴 편지를 건넸다.

편지에는 "당신께선 가난하고 미약하고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을 끌어안는 것이 교황이 할 일이라고 하셨다. 세월호 유가족은 가장 가난하고 보잘 것 없으니 도와주시고 보살펴 주시고 기도해 주시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도와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교황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환한 미소로 김 씨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미사에 참석한 유족 400여 명은 이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감사합니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제 광장에는 단 한 개만 남은 세월호 유족들의 천막에는 'We Want The Truth'(우리는 진실을 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김 씨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교황을 만난다고 특별법이 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 우리의 이야기가 전해지게 돼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면서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단원고 희생자 이은별 양의 이모는 또 기자와 만나 "그동안 우리가 당했던 억울함에 대해 들어주신 교황께서 '잊지 않겠다'고 하시니 이보다 더 큰 위안이 어디 있겠냐"고 말했다.

앞서, 교황은 전날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에도 세월호 참사 유족과 생존학생을 면담하고 유족이 선물한 노란리본을 왼쪽 가슴에 단 채 미사를 집전했다.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 역시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한 교황의 뜻에 동참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왔다는 김경자(68) 씨 "세월호로 희생된 영혼들을 위해 교황께서 함께 기도해 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온 강동철(43) 씨는 "늘 낮은 곳에 임하시는 교황의 가르침을 받아 우리가 직접 행동에 옮겨야겠다는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8일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용산참사 유가족, 쌍용차 해고 노동자,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하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 등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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