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 10대 흑인 청년이 경찰의 총격에 숨진 사건과 관련해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14일(현지시간) 밤 미국내 90여개 도시에서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기리는 촛불 시위가 열렸다고 15일 보도했다.
퍼거슨시에서도 수백명이 모인 가운데 추모 집회가 진행됐다. 다만 전날의 폭력적 양상은 진정돼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 집회가 마무리됐다.
그동안 강경 대응에 나섰던 현지 시 경찰 대신 주 경찰이 치안을 담당하고 이 지역 출신 흑인이 경찰 병력을 지휘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와함께 미 워싱턴DC의 하워드대 학생 300명이 항의의 표시로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찍은 사진이 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총을 쏘지 말라'는 의미로 '#dontshoot' 등이 확산중이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경찰은 발포자와 총격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토머스 잭슨 퍼거슨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에게 총을 쏜 경관은 대런 윌슨"이라며 "경찰에 6년간 재직했고 징계를 받은 기록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격 직전 편의점 강도 사건이 발생했고 용의자의 복장 등이 숨진 브라운과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의 정당방위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그러나 브라운의 친구는 "두 손을 들고 경찰의 지시에 따랐음에도 무고하게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해 400명이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다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보고서가 언론에 공개됐다.
USA투데이는 FBI의 '정당방위 살인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400건 가운데 96건은 백인 경찰의 총격에 의한 흑인 사망으로 나타났다.
1주일에 2명 꼴로 '마이클 브라운 사건'이 빚어진다는 이야기다. 또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사건과 희생자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