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60대 시민이 45년 전 무임승차한 비둘기행 열차 비용이라며 현금 50만원을 코레일측에 전달했다. (사진=부산 CBS)
부산의 한 시민이 45년 전 서울발 부산행 비둘기호 열차에 무임승차했다가 최근 코레일 측에 열차 비용의 25배를 갚아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본부장 최덕률)에 따르면 11일 오후, A(67) 씨가 지인을 통해 45년 전 비둘기호 무임승차 비용이라며 현금 50만 원을 부산역에 납부했다.
A 씨가 보낸 편지에 따르면 A 씨는 45년 전 사업 실패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다짐하고 한강 철교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당시 소주 한 병과 독극물을 산 A 씨는 소주를 모두 비우고 난 뒤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아무래도 악착같이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부산역으로 향하는 비둘기호 열차에 몸을 실었다.
행여나 무임승차 사실이 들킬까 봐 걱정한 A 씨는 화장실에 몰래 숨어 있다가 결국 열차 차장에게 적발됐다.
A 씨는 '사업실패로 무일푼으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딱한 사정을 털어놨고, 열차 차장은 '열심히 살아라'고 되레 A 씨를 다독이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A 씨는 "당시 사업실패로 부산까지 갈 길이 막막했다. 다행히 열차 차장의 배려로 중간역에 내리지 않고 무사히 부산역까지 올 수 있었다. 당시 부산으로 오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또, 그는 "당시의 고마움과 무임승차에 대한 무거운 짐을 벗고자 기차요금을 납부하게 됐다"며 장문의 편지 한통과 현금 50만 원을 부산역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