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받으면 시스템에 직접등록의무
-퇴직 관피아, 법으로 규제해야
-유족도 못믿는 세월호 특별법, 보완要
-야당, 재보선 결과로 국민 뜻 알았을것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박원순(서울시장)
'직무와 관련이 있든 없든 단돈 1,000원만 받아도 처벌받는다', 최근 발표된 서울시 공직사회 혁신방안입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김영란법'을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시행하겠다, 이런 의미라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지, 무엇보다 갑작스러운 발표라서 공직사회는 물론 정치권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오늘 직접 연결합니다. 시장님, 안녕하세요?
◆ 박원순>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이번에 발표하신 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 일부 언론에서는 '박원순법', 이렇게도 부르던데요. 어떤 취지인가요?
◆ 박원순> 세월호 참사가 얼마 전에 있지 않았습니까. 그걸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공직사회 부정부패 척결, 이거 안 할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서울시가 먼저 선도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 이런 의지가 담겨 있고요. 그리고 또 이른바 '김영란법'이라고 하는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논란만 있고 정체가 돼 있는데 그걸 기다릴 수는 없다, 저희들이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 왔고요. 또 서울시의 경우에는 우리 노조까지도 서로 협의를 해서 함께 합의를 한 내용이고요. 말씀하신 것과 같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그동안에는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을 따져서 처벌을 했거든요. 지금은 대가성, 직무 관련성 없이도 금품·향응하면 무조건 처벌된다, 이런 것이고요. 그 다음에 공직자의 공사익 간 이해충돌 방지도 강화했고요. 그리고 부정청탁을 하면 자발적 신고하도록 의무화가 돼 있고. 또 네번째는 이른바 관피아라고 하는 얘기가 있었잖아요. 그래서 그동안에는 비공개로 했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도 온라인으로 공개하겠다는 것이고요. 또 예를 들어서 '원순 씨 핫라인'이라는 걸 통해서 이런 부정인의 비리를 알게 된 사람은 누구든지 시장한테 직보 라인을 하나 만들어놨습니다.
◇ 박재홍> 일단 하나씩 좀 짚어볼게요. 대가성과 상관없이 1000원만 받아도 처벌받는다, '원스트라이크아웃제'인데요. 쉽게 말해서 걸리면 잘리는 겁니까?
◆ 박원순> 비리에 대해서 관용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말씀드린 세월호 사고, 공직사회 부패비리가 없었다면 그런 일도 없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걸 정말 제대로 혁파하려면 비리 소지 자체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이런 생각이고요. 그리고 금품수수가 한 건이라도 발생하는 순간 예외없이, 가차없이 처벌하도록 하는 것이죠.
◇ 박재홍> 그런데 '김영란법'에서 논란이 됐던 게 직무와 관련되지 않는 금품수수, 이를테면 친구의 순수한 생일선물 같은 것까지 처벌대상이 되느냐 하는 말도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 박원순> 그런데 정말 순수한 것인지는 사실 대체로 판단이 되지 않습니까. 예컨대 이해관계가 있는 상황에서의 선물이라면 그것도 문제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그게 없는 경우에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겠죠.
◇ 박재홍> 이를테면 결혼식 축의금, 이런 것도 대상이 될까요?
◆ 박원순> 그것도 이해관계가 분명히 있고, 그런 연관성이 얼마든지 판단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이해관계가 없으면 처벌이 안 된다?
◆ 박원순> 이해관계 전혀 없고, 그야말로 아무 관계없이 가족 간에 오가는 일이야 문제가 되겠습니까?
◇ 박재홍> 그리고 내용 중에 '부정청탁 등록시스템'이 있습니다. 공직자가 청탁을 받으면 그걸 본인 스스로 등록하도록 한다는 건데, 쉽게 말해서 내가 부정청탁 받고 있다 라는 내용을 공개하라는 거죠?
◆ 박원순> 그렇죠.
◇ 박재홍> 이게 가능한가요?
◆ 박원순> 그런데 물론 그것은 일반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아니고요. 해당 부서에 일종의 신고를 하게 돼 있는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 일단 청탁 하는 사람들이 청탁을 안 하게 되겠죠. 왜냐하면 자기가 청탁한 게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해당 부서에 알려지게 되는 거니까 예방이 되는 것이고요. 그 다음에 또 하나는, 본인으로서도 그런 것들 갖고 괜히 마음으로 끙끙 앓을 게 아니라 해당 부서에 알려놓으면 면책이 되는 거니까 결국은 청탁을 안 하게 되는 그런 효과가 될 거라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러면 청탁을 들어주지는 않았어도, 만약 등록을 안 하게 되면 처벌받는 건가요? 의무화되는 건데요.
◆ 박원순> 그렇죠, 의무화되는 것이죠.
◇ 박재홍> 현장 공무원들 생각은 들어보셨어요?
◆ 박원순> 저희들이 서울시 노동조합에는 전부 상의를 했고요, 협의를 했고. 다들 동의를 했습니다. 제가 지난번 발표 때 말씀드렸던 것처럼, 사실 서울시가 아주 옛날에는 복마전이라는 둥 여러 가지 비리의 온상처럼 느껴졌던 시대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작년의 경우에 저희 서울시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청렴도 1위를 차지했거든요. 그러니까 많이 좋아졌고요. 또 그런 자신감이 이번에 이런 것을 발표할 수 있게 됐죠. 안 그랬으면 사실 내부저항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었겠죠.
박원순 서울시장
◇ 박재홍> 또 주목받는 게 '관피아 근절방안'입니다. 퇴직 후 직무 관련 기업체에 취업 금지하고, 퇴직공직자 영리 사기업체 취업심사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맞습니까?
◆ 박원순> 예,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여기서 논란이 되는 것이 퇴직 공무원에 대해서 과연 구속력이 있느냐 하는 문제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 박원순> 네, 맞습니다. 그건 퇴직해버린 이후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상 여러 가지 저희들이 그걸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저는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퇴직공무원이 가 있는 이유는 서울시에 대한 어떤 로비라든지 또는 여러 가지 업무상 연관이 있기 때문에 가는 경우가 사실은 많죠. 그런 경우에 저희들이 그런 업체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어떤 제한을 할 수 있는 근거도 있을 수 있고요. 가장 온전한 방법은 법령에다가 이것을 정식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 박재홍> 느낌상 선언적인 효과라는 얘기도 있는데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봐야 될까요, 어떻습니까?
◆ 박원순> 방금 지적하신 부분은 그럴 수밖에 없는 부분이죠. 그렇지만 어쨌든 저희들은 공무원 윤리강령 속에 이걸 집어넣으면 이것이 결국은 서울시 공무원에 한해서는 강제적인 의미가 있죠. 그래서 훈시규정에 불과한 부분은 빨리 국회에서 법령을 제정해서 통과시켜서 강제하는 것이 저는 맞다, 이렇게 봅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다음 문제 좀 얘기해 보겠습니다. 잠실 제2롯데월드 저층부가 추석 전에 조기개장할 거다, 이런 전망이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승인한 건가요?
◆ 박원순> 아닙니다. 저희들은 이 부분이 워낙 시민들의 관심도 높고, 또 안전이라는 게 너무나 중요하지 않습니까. 특히 저층부만 해도 하루에 20만명 정도가 이용할 걸로 추정이 되는데요. 여기에 어떤 사고라도 나면 정말 큰일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서울시의 경우에 지금각 분야에 총 23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단을 꾸려서 현장점검 등을 통해서 안전도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하고 있고요. 그게 확인돼야 허가가 나갈 수 있고, 그리고 이미 약 80여건의 미비점을 적출해서 시정을 하라고 요청을 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거기에 따라서 앞으로 결정이 날 것입니다.
◇ 박재홍> 그럼 더 조사 필요하면 조기개장 못할 수도 있는 거네요?
◆ 박원순> 시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대책이 완전히 마련됐냐, 이것에 대한 판단이죠.
제2롯데월드. 윤성호기자
◇ 박재홍> 요즘 또 관심사안이 싱크홀 문제입니다. 서울시에서는 송파구 일대에 생긴 싱크홀이 제2롯데월드 공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보시나요?
◆ 박원순> 그 점에 대해서는 지금 조사가 진행중이고요. 특히 저희들이 외부 용역을 통해서 석촌호의 물이 지금 빠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의 원인이 무엇인지, 대책은 또 어떤 것인지 이런 것에 대해서 용역도 하고 있고. 또 며칠 전에 있었던 그 싱크홀에 대해서는 별도로 저희들이 조사를 해서 한 일주일 내에 그 원인을 발표할 생각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잠실 석촌호수 근처에 생긴 싱크홀, 응급복구 됐었죠. 160톤의 흙으로 덮었습니다. 그런데 이틀 후에 2m 깊이로 다시 꺼졌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너무 빨리 덮은 것이 아니냐, 애초부터 진상조사를 먼저 해서 이 싱크홀이 왜 생겼는지 밝혔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지적, 굉장히 많은데요?
◆ 박원순> 그건 기본적으로 원인은 당연히 조사를 하고 있고, 그 원인조사를 하지 않은 상태로 덮은 것은 아닙니다. 추가 사고나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임시적인 조치였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지금 말씀드린 것과 같이 싱크홀이 시민들의 굉장한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고, 지하를 파는 경우가 사실은 롯데뿐만 아니라 서울시만 하더라도 지하철 9호선 공사도 하고 있고, 서울시 전역에 이런 부분이 많죠. 그런데 과거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주 본질적 고민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지하를 파면 지하수가 흘러나오지 않습니까. 지하수가 흘러나오면 그것이 여러 가지 지반침하의 원인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보다 더 본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될 때가 이제는 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이 전면적으로 조사도 하고, 연구도 해서 종합적이고 본질적인 대책을 세우도록 이미 제가 지시를 했습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모든 조사 결과 문제가 없다면 제2 롯데월드도 추석 전에 개장 가능한 거네요?
◆ 박원순> 그건 저희들이 조사 결과에 달린 것이고, 그걸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달린 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죠.
◇ 박재홍> 알겠습니다. 세월호 특별법 합의가 어제 됐습니다. 야당에 대해서 비판 많은데,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박원순> 글쎄요, 저는 세월호는 정말 우리 지금 이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정말 가장 참혹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세월호가 있기 이전과 이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이후는 저는 분명히 달라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여야가 어떤 당파적 이해나 이런 것이 아니고 정말 한 점의 의문도 없이 명명백백히 조사돼야 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지금 유족들이 거기에 대해서 반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유족들의 의견도 충분히 존중되고, 왜 이런 걸 온국민의 합의에 의해서 처리가 안 되는지 조금 이해가 안 갑니다.
◇ 박재홍> 특별검사 추천권은 상설 특검법에 따르기로 했는데 적절하다고 보시나요, 보완해야 될 부분인가요?
◆ 박원순> 지금 유족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조금만 더 독립적인 그런 절차가 강구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족들은 그것을 믿고 있지 못하잖아요.
◇ 박재홍> 그렇다면 합의된 특별법에 더 보완할 게 많다?
◆ 박원순>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재보선 참패 이후에 국민공감혁신위원회를 꾸렸는데,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박원순> 지난번 보궐선거 이후에 저는 국민의 뜻을 이해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정말 국민의 가슴에 와닿는 감동적인 정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것은 결국 또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그 뜻을 이해하고 또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큰 혁신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박재홍>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순>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지금까지 박원순 서울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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