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미안한' 염경엽 "또 인사하러 가면 욕 먹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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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 갑니다' 염경엽 넥센 감독(왼쪽)과 송일수 두산 감독.(자료사진=넥센, 두산)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두산전이 열린 7일 잠실구장. 경기 전 양 팀 더그아웃의 화제 중 하나는 '인사 징크스'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송일수 두산 감독에게 인사를 하러 온 날은 두산이 진다는 것이다.

송 감독은 징크스를 설명하며 "그래서 오늘은 염 감독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경기 전 외야에 쭉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러나 염 감독이 기다리고 있다가 기어이 인사를 하러 오더라"고 웃으면서도 못내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실 염 감독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징크스였다. 이 사정을 전해들은 염 감독은 "어쩐지 송 감독님이 경기 전 외야에 계시길래 무슨 일인가 했다"고 말했다. 야구 후배로 예의를 지켜야 하는 까닭에 염 감독은 끝까지 기다려서 송 감독에게 인사를 했던 것이었다.

그래도 둘의 인사에 약간의 변화는 있었다. 염 감독은 "악수 대신 주먹만 서로 부딪히기만 했다"고 귀띔했다. 징크스를 깨기 위해 송 감독이 시도한 나름의 노력이었다.

징크스는 무서웠다. 경기 후반까지만 해도 두산의 승리가 예상됐다. 두산은 5회 선발 마야의 갑작스러운 부상 교체에도 타선의 집중력과 불펜의 활약을 앞세워 8회까지 5-2로 앞섰다.

그러나 아웃카운트 1개만을 앞둔 9회 2사에서 마무리 이용찬이 유한준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아 동점이 됐다.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패배의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결국 두산은 연장 12회 오현택이 김민성에게 역전 솔로포를 내줘 5-6, 분패했다.

사실 징크스는 합리적 사고에서 보면 미신에 가깝다. 그러나 스포츠의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민감할 수밖에 선수, 감독들에게는 적잖은 징크스가 존재한다. 속옷이나 유니폼, 넥타이, 방망이 등 행운과 불운이 깃든 사물이나 행위에 기대는 경우가 꽤 있다. 명장 김성근 고양 감독도 징크스가 많기로 유명했다.

경기 후 짜릿한 역전승에 상기된 표정의 염 감독은 징크스라는 말에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래도 내일(8일) 경기에는 (송 감독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일도 가면 아마 욕 먹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송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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