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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이 마침내 묵혔던 ''개봉 한(恨)''을 푼다.
2006년 찍어놓고도 상영하지 못해 속을 태우던 영화 ''바보(김정권 감독·와이어투와이어 필름 제작)''가 오는 2월 28일 개봉하면서 박희순은 관객과의 만남을 앞뒀다.
지난해 말 스릴러 ''세븐데이즈''로 연기력과 흥행력을 입증한 박희순은 곧바로 ''헨젤과 그레텔''을 선보이며 연말 극장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헨젤과 그레텔''은 만족스러운 흥행을 이루지 못했지만 박희순을 연기파 배우로 올리는 데는 일조했다.
상승세를 이을 ''바보''는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어른을 위한 동화다. 평범한 동네에서 한 번쯤 만났을 법한 바보가 전하는 따뜻하면서도 훈훈한 마음을 그린다. 박희순은 주인공 승룡(차태현 분)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죽마고우 상수로 출연했다.
연극배우 출신 박희순은 영화와 드라마로 무대를 옮기고 차근차근 영역을 넓힌 연기자다. 2006년에는 캐스팅 복이 터져 영화 두 편의 주연을 맡았지만 아쉽게도 작품 운까지 이어지지 않아 두 편 모두 개봉하지 못했다.
결국 두 번이나 해가 바뀌고서야 당시 찍은 작품 중 하나인 ''바보''를 개봉하면서 ''한''을 풀었다. 지난 28일 열린 ''바보'' 제작보고회에서 만난 박희순은 "그동안 적금 들어놓은 걸 모두 타는 기분이다"며 요즘의 심경을 전했다.
''세븐데이즈''를 시작으로 ''바보''까지 연달아 3편의 작품을 개봉하는데다 그 사이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까지 출연하면서 왕성한 연기욕심을 드러냈지만 아쉽게도 앞서 완성해놓은 작품은 공개하지 못한 데 따른 부담을 비로소 해소한다는 의미다.
박희순은 "본의 아니게 한 달에 한 편 씩 공개한다"고 멋쩍어하면서도 "2년 전에 촬영했기 때문에 좀 젊은 모습으로 관객과 만날 수 있어 오히려 다행스럽다"고 했다.
2년이 지나면서 달라진 건 박희순의 외모만이 아니다.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눈길도 변했다.
''바보''에 함께 출연한 차태현이 이를 놓칠 리 없다. 차태현은 "희순 형이 굉장히 주목받는 틈을 타 올해 개봉하는 게 기분이 좋다"며 "희순이 형 등에 업혀가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물론 한을 모두 씻어내기까지는 한 작품이 더 남았다.
2006년 찍은 ''나의 친구 그의 아내'' 개봉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보''에 이어 ''나의 친구 그의 아내''까지 관객 앞에 선보일 때가 박희순이 개봉에 가진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