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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사건' 김관진 책임론에 곤혹스런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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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자료사진)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윤일병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청와대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실장 책임론의 근거는 윤일병 사망 다음날인 지난 4월 8일 보고 받은 한 장 짜리 '중요사건보고'에 기인한다.



국방부와 김 실장은 당시 "윤 일병이 구타를 당해서 기도 폐쇄에 의한 뇌손상으로 사망했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최근에 보도된 엽기적인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구타에 의한 사망 사건이 10여 년 만에 발생한 게 심각하다고 생각해 철저한 수사와 관계자 엄중 처벌을 지시했으며 '특별 군기강 확립 군 수뇌부 회의'를 열고 전국 부대정밀진단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중요사건 보고'에는 가해자들이 처음에는 범행사실을 부인하다가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조사하자 범행일체를 시인했다며 구체적인 범행 내용이 들어 있어 당시 김 실장이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게 야당의 입장이다.

중요사건보고에 따르면 '쩝쩝소리를 내고 먹는다'며 이 모 병장이 윤 일병에게 욕설을 하고 가슴과 얼굴을 폭행했고, 하 모 병장과 이 모 상병은 머리를 폭행했다. 지 모 상병은 두 차례에 걸쳐서 엎드려 뻗쳐를 시키고 복부를 가격했다.

윤 일병은 물을 먹고 싶다며 숨을 거칠게 쉬었고, '바지에 오줌을 쌌다'고 말했지만 이 병장과 이 상병, 지 상병은 꾀병을 부린다며 폭행을 했다. 이후로 윤 일병은 의식을 잃었다.

중요사건보고에는 특히 "병영부조리 확인 결과 사고자들이 윤 일병이 전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폭행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부분도 있어 예사로운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윤 일병 사망 직후 해당 부대가 음식물을 나눠먹던 중 사망했다는 최초 보고와도 많이 달라 눈여겨 봐야할 사건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이지만 김 실장은 28사단장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야당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는 김 실장 책임론에 대해 특별한 언급 없이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육군 참모총장이 사의를 표한 정도면 되지 않냐는 생각이다.

이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입장과 동일하다. 김 대표는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군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참모총장이 책임졌으면 내가 볼 때는 다 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김 실장에 대한 문책은 없다고 잘라 말할 처지도 아니다. 김실장 지키기라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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