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형, 그 마음 이해해' 3일(한국 시각)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실투 하나에 13승이 무산된 LA 다저스 류현진.(자료사진)
3일(한국 시각) 한-일 선발 맞대결을 펼친 류현진(27, LA 다저스)과 와다 츠요시(33, 시카고 컵스).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였다.
둘 모두 수준급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이 7이닝 6탈삼진 9피안타 1볼넷 2실점을, 와다는 5⅔이닝 6탈삼진 6피안타 2실점했다. 같은 2실점이었으나 이닝 수에서 류현진이 근소하게 우위를 보였다. 와다는 1-2로 뒤진 5회 2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모두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2-1로 앞선 7회 동점을 허용하고 팀이 추가 득점에 실패해 승리가 무산됐고, 그 바람에 와다는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다.
두 선수 모두 실점 상황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같은 구종을 고집하다 뼈아픈 점수를 내준 점에서 동병상련의 상황을 겪었다.
류현진은 7회 2사 1루에서 아리스멘디 알칸타라에게 연속해서 체인지업 3개를 던졌다가 동점타를 허용했다. 볼 카운트 1-1에서 던진 시속 136km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우중간 담장을 직접 맞히는 큼직한 타구로 연결됐다.
이 실점으로 류현진은 눈앞에 들어왔던 13승이 날아갔다. 다저스가 7회말 점수를 냈다면 승리 요건을 다시 충족시킬 수 있었으나 연장 12회말에야 점수가 나왔다. 좀처럼 감정 표현이 없는 류현진도 아쉬움에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글러브와 모자를 던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다른 공도 좋았는데 3개 연속 체인지업을 던져 아쉬움이 남는다"고 진한 여운을 드러냈다. 이어 "포수 드루 부테라의 사인대로 던졌는데 높은 공 실투였다"고 덧붙였다.
와다 역시 마찬가지다. 호투하던 와다는 1-0으로 앞선 4회 핸리 라미레스의 볼넷에 이어 맷 켐프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내줬다. 특히 켐프에게 2구 연속 슬라이더를 던지다 장타를 맞았다.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닛폰'은 4일자에서 "경기 전 컵스 미팅 때 '켐프에게 같은 구종을 연속해서 던지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포수 웰링턴 카스티요의 사인은 2구 연속 슬라이더였다"고 전했다. 와다는 "마음 속에 방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구질을 원했던 포수의 사인에 통한의 장타를 허용한 류현진과 와다. 그러나 실투를 던진 본인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잘 던졌던 한일 두 투수는 값진 교훈을 다시금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