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와다? 와라' 8월 3일(한국 시각)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일본인 투수 와다 츠요시와 선발 대결을 펼치는 LA 다저스 류현진.(자료사진)
'괴물' 류현진(27, LA 다저스)이 등판 일정 변경으로 시즌 13승 도전이 하루 미뤄졌다. 지난해 승리를 거둔 팀에 2년 연속 8월 3일 맞붙는 기분좋은 인연이다.
다저스 홈페이지는 31일(이하 한국 시각) "류현진이 8월 3일 오전 10시 10분 미국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당초 등판이었던 2일에는 댄 해런이 나선다.
하루 휴식을 더 주려는 돈 매팅리 감독의 결정이다. 지구 1위 경쟁에서 다소 여유가 있는 만큼 최근 부진한 해런을 한번 더 시험해보려는 의도도 있다.
▲컵스전 승리, 지난해도 8월 3일
류현진으로서는 나쁠 게 없는 일정이다. 지난 28일 샌프란시스코 원정에서 12승을 달성한 이후 넉넉하게 6일 만의 등판이다.
묘한 것은 지난해도 컵스전이 8월 3일이었다는 점이다. 당시는 원정에서 류현진은 10승 고지에 올랐다. 5⅓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낸 사이 안타 11개를 맞으면서도 2실점으로 버텨내 6-2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이 컨디션이 좋은 5일 이상 휴식 뒤 등판이라는 점도 호재다. 류현진은 지난해부터 4일 휴식 뒤에는 9승8패 ERA 3.68이었지만 5일 이상일 때는 16승5패 ERA 2.64로 강했다.
컵스는 내셔널리그(NL) 최저 승률을 다투는 팀이다. 30일까지 44승61패로 중부지구 최하위가 예약돼 있다. 팀 타율(2할3푼7리)도 MLB 전체 30개 팀 중 29위다.
현재 컵스 타자들에 대한 류현진의 피안타율은 3할3푼3리다. 주니어 레이크가 3타수 3안타를 때려냈지만 간판 앤서니 리조는 3타수 무안타로 막아냈다.
▲日 와다, 3년 마이너 인고의 세월 뒤 승격한국과 일본 선발 투수 맞대결이 전격 성사됐다. 3일 컵스 선발은 일본인 좌완 와다 쓰요시(33)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선수다. 올림픽 당시 한국과 예선에 등판해 잘 던졌으나 7회 이대호(소프트뱅크)에게 동점 2점 홈런을 맞았고, 일본은 3-5로 졌다.
MLB에서 와다는 의지의 일본인으로 통한다. 와다는 일본 시절 2010년 퍼시픽리그 MVP에 오르는 등 소프트뱅크에서 9년을 뛰면서 특급 선수로 통했다. 그러나 2012년 MLB 진출을 선언한 뒤에는 고초를 겪었다. 2년 동안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를 전전했고, 올해도 컵스 산하 트리플A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인고의 시간 끝에 기회를 얻었다. 마이너리그에서 10승6패 평균자책점(ERA) 2.77을 찍으며 감격적인 빅리그 승격을 이뤄냈다. 지난달 9일 신시내티 원정에서 MLB 데뷔전을 치르는 등 3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7월 29일에는 콜로라도전 7이닝 1실점으로 고대하던 데뷔 첫 승을 일궈냈다. 1승1패 ERA 3.38의 기록.
그러나 아직까지는 류현진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올해 12승5패 ERA 3.44의 류현진은 지난해도 14승8패 ERA 3.00을 기록했다. 빅리그 경력과 성적에서는 엄연히 와다보다 선배다.
류현진은 지난해 구로다 히로키(뉴욕 양키스)와 첫 MLB 한일 대결을 펼친 바 있다.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는 했지만 6⅔이닝 2실점한 구로다에 밀려 패전을 안았다. 이번에는 승리를 거둬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세울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