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승무원 화장실 화재로 지하철 및 KTX 운행이 중단됐다. 지하철 이용 승객들이 지하철 운행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황진환기자
툭하면 고장으로 멈춰 서 '고장철', '사고철' 오명을 뒤집어 쓴 서울 전철 운행이 또 중단됐다.
30일 오전 10시쯤 서울 전철 1호선 구로역의 개찰구가 있는 3층 공용화장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당시 근무 중이던 코레일 직원이 화재 발생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이 직원은 "갑자기 전화기가 작동되지 않더니 사무실 밖으로 연기가 몰려 들었다"고 설명했다.
불은 15분여 만에 진화됐지만 전동차 신호기 체계에 이상이 발생했다. 코레일 측은 구로역을 지나는 모든 열차 운행을 전면 중단시켰다.
구로역 손창익 승무소장은 “화재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화장실에서 연결되는 신호케이블이 타서 신호가 모두 정지돼 열차운행이 중단됐다”면서 “구로역과 영등포역 사이 일부 구간에서 전동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KTX와 새마을호 운행은 오전 10시 46분쯤부터 직원들의 수작업을 통해 재개됐다.
이어 오후 12시 5분쯤 전산시스템이 복구되고, 14분쯤부터 1호선 전철 전동열차 운행도 다시 시작됐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하지만 2시간여에 걸친 운행중단에 전동차를 이용하기 위해 전철역으로 나온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수원에서 출발해 구로를 거쳐 인천으로 가려던 이선영(72·여) 씨는 "멀미가 심해서 버스를 타고 어떻게 인천까지 가야할지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