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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규명해주세요" 세월호 학생들의 메아리 없는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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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증인지원실. 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세월호 참사 때 살아남은 단원고 2학년 학생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의 진상 규명의 외침과 절규는 허공을 맴도는 메아리로 끝날 것인가?

국회와 청와대의 대응을 보면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은 28일에 이어 29일에도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들에 대한 재판에 참석해 “동료 학생들이 바로 눈 앞에서 빠져 나오지 못해 죽었다”고 밝혔다.

29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증언하던 한 학생은 “지금도 눈을 감으면 친구들이 빠져나오지 못해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그들이 너무 불쌍하다”며 구슬 같은 눈물을 흘렸다.

그 말을 듣던 학생들과 학부모, 방청객들의 눈가에는 눈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했고, 답답하고 먹먹한지 가슴을 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학생들은 “배 안에 사람이 많다고 말했으나 해경은 바라보기만 했다”는 등 해경의 초동 구조가 얼마나 한심하고 부실했느냐를 적나라하게 증언했다.

학생들은 그러면서도 “사고 후 대처가 잘못돼 이렇게 많이 죽었다”며 “제발 정확한 사고 원인과 구조의 문제점을 밝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틀 동안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재판의 증언대에 선 단원고생 21명은 이구동성으로 침몰과 구조의 정확한 진상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국회를 향해 도보행진 중인 세월호 가족대책위가 경기도 안산 단원고를 지나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참사로 자녀들이 희생된 학부모들은 단식 농성을 하거나 도보 행진을 하며 아들딸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알고 싶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단식 농성 17일째를 맞으면서 20명 가까운 학부모들이 병원에 실려가거나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탈진 상태다.

그러나 이들의 외침이나 절규, 요구는 청와대와 국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29일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의 여야 간사 간 협의는 증인 채택 문제로 10분 만에 끝났고, 따라서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청문회도 불투명해졌다.

야당은 김기춘 비서실장과 정호성 비서관 등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으나 새누리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일보의 진척도 없는 특위 간사 협상이었다.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는 30일 CBS 김현정 뉴스쇼에 출연해 “김기춘 실장을 청문회에 세우겠다는 것은 박근혜 정권을 흠집 내려는 것”이라며 “김장수 안보실장 등을 부르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 간사는 “정호성 부속실 비서관을 부르겠다는 것은 대통령의 사생활을 보자고 하는 것 아니냐”며 김기춘 실장과 정호성 비서관, 유정복 전 안행부 장관의 증인 요구를 결코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세월호 조사위원회에 수사권 부여 문제 역시 특검 추천권 문제를 놓고 벽에 막혀 있다.

새누리당이 청와대를 보호하느라 유가족들과 야당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세월호 국정조사 청문회와 조사위원회 조사권 부여문제는 당 지도부의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 보호 의지와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김현미 새정치연합 간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고와 지시를 서면으로만 한 이유와 8시간 동안의 불분명한 박 대통령의 행적을 알기 위해서는 김기춘 실장과 정호성 비서관의 청문회 증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유정복 전 장관이 현재의 국가재난안전시스템을 만든 장본인인 만큼 부르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던 박근혜 대통령도 침묵하고 있다.

생존 학생들과 유가족들은 김기춘 실장이든 누구든 청문회 증인 채택의 예외는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단원고의 생존 학생들과 학부모, 유가족들의 이러한 요구는 허공의 메아리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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