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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박은선 러시아로 출국…"기분 오묘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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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7-2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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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이적? 도전 위한 선택일 뿐"

 

러시아 여자축구 리그 진출을 위해 출국하는 국가대표 박은선(28·서울시청)은 "오묘하다"는 말로 한국을 떠나는 기분을 표현했다.

박은선은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러시아로 출국했다. 로시얀카 WFC 이적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소속팀은 이미 이적을 승인한 상태다. 로시얀카와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 등과 관련한 계약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작업과 메디컬테스트만 남았다.

박은선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새로 시작할 생각을 하니 설레지만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오랫동안 서울시청에서만 뛰었는데 처음으로 이적하려고 하니 여러 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WK리그 타 구단 감독이 그의 성별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회적인 논란이 일었다.

박은선은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으나 5월 베트남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에 국가대표로 선발돼 6골을 넣고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다.

박은선이 성별 논란으로 상처를 입은 까닭에 러시아행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달 초 여자축구연맹은 박은선의 성별 진단을 요구한 감독들의 행동이 '성희롱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을 떠나는 기분을 한마디로 요약해 달라'고 묻자 박은선은 "오묘하다"고 대답했다. "조금 슬픈 느낌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박은선이 슬픈 이유는 성별 논란 때문은 아니었다. "어제 언니들이랑 작별 인사를 했는데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그의 러시아 진출을 '슬픈 이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주변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이다. 나로서는 굳이 도망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나 개인을 위해서 이적을 결심했다. 나이가 드니까 더 큰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면서 "로시얀카에서 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 9월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내년에는 캐나다 월드컵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최고 공격수인 그를 향한 기대가 높다.

박은선은 "월드컵 무대에서 조금이라도 잘하려면 유럽 무대에서 뛰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로시얀카의 제의가 오자 서두르게 됐다"고도 했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로시얀카와 더 조율을 해야 한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고 많은 관심이 쏠리는 만큼 나는 당연히 전 경기를 다 뛰고 싶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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