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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실리' 기동민 '명분'…윈윈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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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정 천호선 후보는 '박광온 지지'

노회찬 정의당 후보(왼쪽)와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오른쪽)

 

"당 대 당 단일화협상은 없다" "단일화는 물 건너 갔다" 지난 주말까지 만해도 야당 후보단일화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22일 밤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24일을 협상시한으로 정해 단일화 협상을 하자고 제안하면서 단일화의 불씨는 되살아났다. 당시 노 후보는 "24일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후보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양보의 자세를 취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지난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숨 가쁜 '수면 위' '물밑' 단일화협상이 진행됐다. 23일 새벽 기동민 노회찬 후보가 만나 단일화를 조율했고 이날 오후에도 두 사람이 만나 단일화 타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담판을 통한 단일화를 요구하는 기동민 후보와 여론조사를 요구한 노회찬 후보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교착상태에 빠지는 듯했다. 24일 기동민 후보 측이 다시 만날 것을 요구했지만 노 후보 측에서는 응하지 않아 한때 결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단일화의 전망이 흐려질 무렵 이번에는 양당 대표들이 나섰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와 김한길 새정치연합 대표는 24일 낮 여의도에서 회동을 갖고 단일화문제를 숙의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김한길 대표가 당 대 당은 없다는 기존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오비이락', 양당 대표가 머리를 맞댄 것은 12시~1시 사이로 알려져 있고 그로부터 2시간이 채 안 된 2시 30분 무렵 기동민 후보 캠프에서 기자회견 공지가 나왔다. 물론 단일화 성사를 알리는 후보사퇴 회견이었다.

양당에서는 대표 간 논의에서 진전이 없었다는 공식입장을 내놨지만, 이 대목에서 '지도부 간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사전투표를 불과 하루 앞둔 24일 오후 단일화는 급물살을 탔다. 3시 기동민 후보의 사퇴회견에 이어 2시간여가 지난 5시 30분쯤 천호선 정의당 후보의 기자회견이 공지됐고 5시 50분 예상대로 사퇴선언이 잇따라 나왔다.

천호선 후보는 "후보를 사퇴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박광온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새정치연합 정의당 두 당이 서울과 수원에서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서울 동작을은 나경원 의원과 노회찬 후보 간 사실상 2파전 구도가 형성됐고 수원정 역시 새누리당 임태희,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 간 2파전이 형성되는 동시에 각 당 입장에서는 하나씩 주고받으며 '윈윈 단일화'를 이뤄냈다.

새누리당이 압도하던 재보궐선거 판세는 다시 한 번 출렁거리면서 종반 선거전은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동작을 후보 (사진=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노회찬 측, 외지인 핸디캡에도 지지도 상승세 고무

서울 동작을에서 화려하게 야권 단일후보로 우뚝 선 노회찬 후보는 다른 후보와 비교해 선거 출발부터 늦었다. 노 후보는 지난 8일에야 출마기자회견을 가져 타 후보에 비해 빠르지 않았고 그렇다고 동작을 토박이도 아니고 동작을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선거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았다.

노회찬 후보 측 공보관계자는 24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동작)지역에 오면서 이건 감수해야 된다고 한 것이 노회찬은 어찌 됐건 외지인이라는 부분이었지만 막상 첫날 유세를 해보니까 지역주민들의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걱정보다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경원 기동민 노회찬 3자 구도가 짜여진 뒤에는 야당 지지자들이 적극적 지지의사를 밝혀오는 경우가 피부로 느낄 정도로 많았고 이것이 경선으로 단일화를 해도 불리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발표된 CBS노컷뉴스 여론조사에서는 나경원 41.6%, 기동민 17.2%, 노회찬 14.5%로 3위에 그쳤지만 단일화를 가정한 조사에서는 나경원 42.7%, 노회찬 41.9%로 오차범위 접전으로 나왔다.

이를 두고 노회찬 후보 측은 "현장의 민심이 객관적으로 드러난 게 CBS조사였다"며 "상대 후보 측의 사퇴종용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로 가자고 주장할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

결국 노회찬 후보는 특유의 친화력과 높은 인지도, 인기를 바탕으로 최단시간 내에 동작을에서 안정화를 꾀한 뒤 이를 토대로 단일화 승부수를 띄워 결과론적으로 주고받기식 단일화를 촉발시키는 '촉매제'로 역할한 셈이 됐다.

역으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나경원 후보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지지도의 한계를 절감한 기동민 후보는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얻은 후보직을 던지는 결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

큰 지지율 격차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고집할 경우 본선에서 낙선하고 당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주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대승적으로 양보하는 자세를 취할 경우 선거판세를 야권에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정치적인 장래를 기약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7·30재보선 야권 단일화는 지지율과 정치적 명분에 기반한 두 야당과 후보들의 현실적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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