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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다툼 검경, 이젠 수사 공조마저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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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검거, 재력가 피살 등 주요 사안에서 심각한 엇박자 행태


최근 전 국민 관심이 집중된 주요 사건 수사에서 검찰과 경찰이 심각한 엇박자 행태를 보이고 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뒤를 쫓던 검찰과 경찰은 지난 5월 25일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에서 유 전 회장을 아깝게 놓쳤다.

그로부터 약 보름 후 별장에서 2.5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매실밭에서 70대 노인 시신이 발견됐다.

하지만 경찰은 단순 변사자로 검찰에 보고했고, 검찰 역시 충분히 의심스러운 정황에도 경찰을 제대로 지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신을 발견하고도 검경은 정작 유 전 회장 신원을 확인하기까지 무려 40일을 허송해야 했다.

순천경찰서장은 초동대처 미흡 책임으로 직위해제됐고, 광지지검 순청지청도 대검찰청으로부터 감찰을 받는 딱한 신세로 전락했다.

(자료사진)

 


특히 검찰은 "유 전 회장을 반드시 생포하겠다"며 사전구속영장을 재청구한 바로 다음 날 유 전 회장 시신이 발견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검찰 일각에서는 '경찰이 검찰의 영장 재청구 직후 유 전 회장 시신 DNA 분석 결과를 의도적으로 언론에 흘려 검찰을 망신 줬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주에는 서울 강서구 재력가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강서경찰서가 피살된 송 모 씨가 작성한 '뇌물장부' 사본을 확보하고도 이를 감춰 역시 '경찰의 검찰 골탕먹이기' 논란이 일었다.

뇌물장부에 적힌 현직 부부장 검사의 금품 수수 횟수와 액수를 놓고 검경 간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는데, 경찰이 검찰 약점을 잡기 위해 사본 존재를 일부러 숨겼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사정기관인 검찰과 경찰이 주요 사건 수사에서 잇따라 불협화음을 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걱정스럽기만 하다.

참여연대 안진걸 사무처장은 "검찰이 경찰을 무시하고 경찰이 검찰을 불신하는 등 수사권 조정 앙금이 아직 남아 있다"며 "이 때문에 수사력과 예산이 낭비되고 국민들만 피해를 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진걸 처장은 또 "국민들이 '검경'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검찰과 경찰이 서로 호흡을 맞춰 진상을 밝혀내고 범죄자를 엄벌해 재발을 방지하자는 건데 두 기관이 서로를 불신하며 오히려 진상 확인을 어렵게 하는 사례가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수사권 조정 문제로 으르렁대던 검찰과 경찰이 이제는 수사 공조에조차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국민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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