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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국축구' 포항의 고민 "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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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이명주 대체선수 확보에 어려움

포항은 거액의 이적료를 안기고 아랍에미리트 알 아인으로 떠난 미드필더 이명주를 대체할 마땅한 선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자료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외국인 선수도 고려했지만 영입할 선수가 없어요."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 감독은 월드컵 휴식기 중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으로 이적한 미드필더 이명주의 빈자리를 대신할 선수의 영입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난감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포항은 지난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없이도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2013년에는 K리그 클래식과 FA컵에서 모두 우승했고 올 시즌에도 비록 FA컵 3연패는 좌절됐지만 리그 상위권에 오른 것은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이명주의 이적은 포항에 큰 충격이다. 흔히 말하는 비싼 몸값의 선수 없이도 포항이 잘 나갈 수 있던 배경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명주의 존재였다. 비록 브라질월드컵 출전은 좌절됐지만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라는 신기록을 달성했고, 결국 거액의 이적료를 포항에 안겼다.

문제는 이명주를 당장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던 이명주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다. 이 때문에 포항은 월드컵 휴식기 이후 전술적 변화를 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선수단 규모도 크지 않아 사실상 주전 선수들이 일정 대부분을 소화하는 가운데 핵심 선수가 빠진 만큼 포항은 실리축구로 노선을 변경했다.

황선홍 감독은 "영입할 선수가 없어 고민이다. 주전으로 활약할 수준의 선수가 와야 하는데 다른 팀에서 그 정도 선수를 쉽게 내주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약 5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이명주의 이적료를 활용한 외국인 선수의 영입도 고려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았다. 황 감독은 "외국인 선수도 찾았다. 하지만 금방 기대를 접었다. 외국인 선수는 한국에 들어와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포항은 최근 상승세의 밑거름인 유스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기로 했다. 최대한 주전 선수들을 활용하되 간혹 생기는 이들의 빈자리를 어린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이다.

FC서울과 FA컵 16강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해 FA컵 3연패가 좌절된 것은 아쉽지만 선수단 운영의 여유가 생긴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특히 다음 달에는 한 달 동안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총 8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FA컵에서 승리했을 경우 9경기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

"사실은 다음 달이 가장 걱정스럽다. 현재 선수단으로는 로테이션을 돌릴 여력도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은 황선홍 감독은 "공격진의 부상에 승부처에 대한 고민도 많지만 그래도 장기부상만 아니면 버틸 수 있다"고 여전한 자신감은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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