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한국과 일본의 워킹홀리데이 참가자(워홀러)들이 불결한 폐차와 컨테이너 등 불법적 숙소에서 집단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국영 ABC방송과 채널7 등 호주 언론은 2일(현지시간) 시드니 시내 알렉산드리아 지역의 한 공장에서 큰불이 나면서 이런 불법 임대차 사례가 적발됐다고 4일 보도했다.
화재를 진압하려고 현장에 출동한 70여 명의 소방관들이 공장 한쪽에 있던 화물용 컨테이너와 폐차된 버스 등지에서 기거하던 15명의 아시아인을 구출하면서 열악한 상황이 알려지게 됐다.
이 아시아인들은 대부분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소지한 한국인과 일본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공장 한쪽에 놓인 불결한 폐차나 컨테이너, 이동식 주택에서 바닥에 매트리스만 깐 채 기거해왔으며, 화장실과 수도, 세탁기 등은 공동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발생한 공장 소유주인 일본계 이마에다 마사아키 씨는 이들을 고용해 일을 시키면서 주당 130호주달러(약 12만 3천 원) 안팎의 임대료를 받고 폐차 등의 불법 숙소를 제공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렉 멀린스 NSW주 소방방재청장은 "시드니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구조된 아시아인들은 자신이 불법거주자인 것도 몰랐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불법거주자는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법인지 몰랐고, 싸고 일자리가 가까워 기거했다"고 말했다.
호주 언론은 불법 임대시설을 운영해온 이마에다 씨가 100만 호주달러(약 9억 4천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며, 주로 워홀러를 상대로 운영되는 이런 시설들이 시드니 지역에 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호주 이민부는 화재 현장에서 구출된 15명의 아시아인이 모두 합법적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