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부터) 아이돌 그룹 빅뱅, 동방신기, 샤이니. (자료사진)
K-POP을 위시한 한류가 예년만 못하지만 아이돌 스타들의 해외 활동은 여전히 활발하다. 때문에 '오빠'를 기다리는 애꿎은 국내 팬들만 속을 끓이고 있다.
빅뱅, 동방신기, 샤이니 등 국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의 국내활동이 저조하다. 팬들 사이에서는 농담삼아 '내한가수 컴백'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다.
그룹 샤이니는 지난해 10월 발매된 5집 미니앨범 '에브리바디'(Everybody)로 한국 활동을 마무리 짓고 일본, 대만, 자카르타를 비롯, 멕시코 등 남미까지 이르는 콘서트 투어 중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하반기에만 30회 달하는 아레나 투어가 계획돼 있다.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두번째 싱글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국내활동보다는 해외활동에 방점을 두고있는 셈이다.
샤이니 팬 강모(여·24) 씨는 "온유가 아픈 것도 속상한데 너무 많은 해외 콘서트 일정 때문에 멤버들 건강이 걱정된다"면서 "가족, 친구들이 있는 국내로 돌아와서 새 앨범도 내고, 한국 음악방송에서 좀 보고 싶다"는 팬심을 토로했다.
동방신기와 빅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동방신기는 올해 1년이 넘는 공백기를 거쳐 정규 7집 '텐스'(Tense)로 돌아왔다. 팬들의 긴 기다림에 비해 다소 짧게 느껴지는 2달 간의 활동을 마치고 이들은 다시 일본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현지화 전략으로 일본에서도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동방신기는 지난 4월부터 '동방신기 라이브 투어 2014, 트리'를 일본 10개 도시에서 29회 공연해 총 60만 명의 팬들을 모았다.
빅뱅은 지난 2012년 2월 발매된 '얼라이브'(ALIVE) 활동 이후로 2년째 그룹 활동이 전무하다. 그나마 올 1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3일 간의 단독콘서트 '2014 BIGBANG +α IN SEOUL'를 개최했다. 이 콘서트 직전, 빅뱅은 일본에서 2주 동안 16회의 돔 투어를 가졌다.
빅뱅의 대학생 팬 윤모(여·27) 씨는 "개인 활동은 꽤 하는데 완전체 빅뱅 모습을 못본 지가 벌써 2년이 넘어간다"며 "개인 활동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빅뱅 멤버 모두가 모였을 때 가장 빛난다고 생각한다. 빨리 컴백해줬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아이돌스타의 활발한 해외 활동이 케이팝 한류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시장을 소홀히 하고, 해외에만 치중된 아이돌들의 활동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영향력 있는 아이돌의 국내 활동이 줄고 해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국내 음악시장에서 아이돌의 소비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졌고, 케이팝 한류의 기반인 아이돌 위주의 국내 음악시장도 그 힘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데뷔를 앞둔 아이돌 그룹 '위너'의 한 여성 팬은 "데뷔하기도 전에 소속 가수 선배들 해외 콘서트를 따라다니면서 해외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일정을 보며 놀랐다. 이것 때문인지 데뷔도 안한 그룹인데 일본에서 콘서트 투어를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면서 "요즘 아이돌들의 행보를 보면 일본에서 먼저 콘서트한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잘 되는 시간이 단축될수록 해외로 나가는 시간이 빨리 다가오니까 그런 걸 생각하면 복잡해진다"고 고민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