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한국 축구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바로 투혼이다.
상대 선수와 경합으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르고, 연장까지 120분 경기를 연이어 치러 방전된 체력으로 그라운드에 나서도 '태극전사'는 뛰고 또 뛰었다. 그들의 지친 몸을 다시 뛰게 한 힘은 바로 투혼이다.
27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 나선 '홍명보호' 역시 투혼 가득한 경기를 보였다.
경기 시작부터 한국은 벨기에를 철저하게 괴롭혔다. 구자철(마인츠)과 기성용(스완지 시티),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은 상대 선수들과 거친 몸싸움에 그라운드를 나뒹굴었다. 중앙 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도 상대의 장신 미드필더 마루안 펠라이니와 발 빠른 아드난 야누자이(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드리스 메르턴스(나폴리)를 막기 위해 쉴새 없이 몸을 날렸다.
태극전사의 투혼 가득한 경기에 아레나 데 상파울루를 찾은 6만1397명의 관중은 코리아를 연호하며 한국의 선전을 기대했다. 행운도 따랐다. 전반 종료 직전 상대 미드필더 스테번 드푸르(포르투)가 김신욱(울산)의 발을 고의로 밟는 반칙으로 즉시 퇴장을 당해 후반에는 수적 우위를 잡고 경기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경기 전 가장 강조했던 단 한 가지. 바로 골이 없었다. 김신욱(울산)이 박주영(아스널)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아 상대를 완벽하게 괴롭혔지만 '확실한 한 방'을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22분 교체됐다. 러시아전에서 기막힌 중거리 슛으로 골 맛을 봤던 이근호(상주) 역시 여러 차례의 슈팅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