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이폰 사용자 2만 8천여 명이 원고로 참여한 아이폰 위치정보 집단소송에서 재판부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2년 10개월이 걸린 이번 소송에서 재판부는 애플사가 사용자의 동의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했고, 위치정보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을 일부 인정했지만, 외부 유출 등 원고들의 피해가 크지 않다며 애플 측의 손을 들어줬다.
창원지법 제5민사부(재판장 이일염 부장판사)는 26일 아이폰 이용자 임모 씨 등 2만8, 123명이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의 정신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일단 이용자가 위치서비스 기능을 '끔'으로 설정한 상태에서도 위치정보가 수집되는 버그가 발생한 2010년 6월 22일부터 2011년 5월 4일까지는 이용자들의 동의없이 아이폰을 통한 위치정보 수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신, 고객이나 고객의 아이폰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애플이 수집한 위치정보는 특정 개인의 위치정보는 아니라고 봤다.
애플이 수집한 정보들은 기지국과 Wi-Fi AP의 위치값만 포함되어 있어 개인을 식별하지 않는 형태로 수집되어 제3자는 물론, 애플측이 수집된 개인정보들을 통해 원고들이 사용하는 기기나 원고들의 위치를 알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애플 측이 수집한 위치정보가 암호화되지 않고 저장돼 위치정보의 누출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적, 기술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위치정보를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번 위치정보 수집이 "위자료를 배상받을 만한 정신적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분실이나 해킹 등을 통해 이용자들의 위치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례를 찾아볼 수 없고, 개인신상에 대한 정보가 아니어서 유출된다 하더라도 법익 침해 가능성이 적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원고 변호인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을 주도한 법무법인 미래로의 김형석 변호사는 "재판부가 동의없는 위치정보 수집에 대해 일부 불법을 인정하면서도 원고들의 피해가 적을 것 같아 위자료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쉽다"며 "이 소송의 방향은 옳은 방향이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가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로 측은 판결문을 꼼꼼히 분석해 본 뒤, 원고들과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남 창원에 있는 법무법인 미래로는 지난 2011년 8월 아이폰 사용자 2만8천여명을 대리해 미국의 애플 본사와 애플 코리아를 상대로 "소유자 동의없이 위치정보가 수집된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원고 한 명에 100만원씩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창원지법에 냈다.
이에 앞서, 미래로의 김형석 변호사는 애플사의 아이폰 위치정보 수집으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법원에 위자료 신청을 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애플로부터 1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받은 뒤 집단소송을 진행해 지난 2011년 5월 당시에는 전자소송이 도입된 이래 최대규모의 집단소송으로 주목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