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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母 "아들 능력 처음 알아본건 조기축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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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 '월드컵'은 우리집 금기어"

 


- 월드컵 첫골에 4년전 비참함 씻어내
- 동네 조기축구 회원들 권유로 시작
- 발 전체에 굳은살 안쓰러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남심 (이근호 선수 어머니)

지난 수요일 새벽, 대한민국이 이 선수 발끝에 환호했습니다. 바로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에서 첫 골을 안겨준 선수, 이근호 선수죠. 그런데 이근호 선수를 축구계로 이끈 분이 바로 이 선수의 어머님이라고 합니다. 아들의 발끝을 지켜보던 어머님은 어떤 기분이셨을까요? 오늘 만나보죠. 이근호 선수의 어머님 이남심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어머님, 안녕하세요?

◆ 이남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첫 골 넣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많이 오죠? (웃음)

◆ 이남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러시아전 끝나고 어머님하고 우리 이근호 선수는 통화하셨을까요?

◆ 이남심> 했어요.

◇ 김현정> 어떤 얘기 주고받으셨어요?

◆ 이남심> 어떤 얘기보다도 그냥 그동안 4년 동안 마음고생도 했고 그동안 기다리기도 했고 해서 수고했다고. 아들 장하다고. 우리 아들 장하다고. (웃음)

◇ 김현정> 사실 이근호 선수 이번 골, 정말 값진 골입니다. 우리 어머님 지금도 말씀하셨지만 우리나라로 봐서도 값지지만 이근호 선수 개인한테도 값진 골이죠. 한 맺힌 골 아닙니까, 그렇죠?

◆ 이남심> 네.

◇ 김현정> 사실은 4년 전에는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어요. 그때 해외 전지훈련까지 동행하고 굉장히 유력한 분위기에서 그렇게 됐던 거죠, 어머님?

◆ 이남심> 그렇죠. 탈락하리라는 생각도 못했죠.

◇ 김현정> 상상도 못하셨습니까?

◆ 이남심> 예. 진짜 상상도 못했죠, 본선에서 너무 잘해서. 설마하고 있다가 탈락이라는 통보를 받고 나서 너무 진짜... 이루 그 비참함은 말할 수가 없었죠.

◇ 김현정> 비참하다는 생각까지 드실 정도였어요.

◆ 이남심> 네, 저는 그렇게 생각 들었었어요.

◇ 김현정> 그럼 그 말씀은 어머님뿐만 아니라 이근호 선수, 온 가족이 다 슬럼프였다는 얘기네요, 그때는?

◆ 이남심> 그렇죠. 근호한테는 처음에만 ‘우리 다시 준비해서 열심히 하자’고 얘기했지, 탈락 명단 나오고부터는 그냥 더 이상 얘기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가슴 아플까 싶어서.

◇ 김현정> 너무 가슴 아플까 싶어서. 그러니까 월드컵의 ‘월’자도 못 꺼내셨군요, 그 이후로는?

◆ 이남심> 네.

◇ 김현정> 월드컵이 금기어가 됐어요 (웃음). 그 정도로 상심이 깊었던 이근호 선수. 그 후에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던가요, 어머님?

◆ 이남심> 열심히 했어요. 진짜 열심히 했고요. 내가 4년 후에는 무조건 월드컵에 자기가 준비해서 꼭 23명 명단 안에 들겠다고 그렇게 각오를 대단하게 했었어요.

◇ 김현정> 그 각오를 다지면서 설움을 딛고, 좌절을 딛고 열심히 뛴 이근호 선수.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에 첫 골을 넣으리라고 어머니 예상을 하셨어요?

◆ 이남심> 저는 그 경기를 보면서 첫 골 넣으리라는 생각은 안 했고요. 어시스트, 옆으로 사이드로 빼줄 줄 알았어요.

◇ 김현정> 어시스트, 누구 도와주는 그 역할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시고?

◆ 이남심> 네. 도움을 주리라 생각을 했었는데 거기에서 과감하게 슈팅을 때리더라고요. ‘어우, 우리 아들이 거기서 슈팅을 때리네.’ 그 정도로. (웃음)

◇ 김현정> 그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그걸 때렸는데 그게 들어갔습니다.


◆ 이남심> 그 통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죠. 방방, 진짜... 근호 아빠랑 저랑 형이랑 폴짝폴짝 뛰었죠 (웃음). ‘이근호 파이팅!’ 그러면서 폴짝폴짝 뛰었죠.

◇ 김현정> 묵은 체증이 다 풀리는 기분이셨겠어요?

◆ 이남심> 네.

◇ 김현정> 지금 여러분들 인터뷰 들으시면서도 느끼셨겠지만 우리 어머님이 굉장히 적극적인 성격이시라고요?

◆ 이남심> (웃음) 네, 주변에서 그렇게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이근호 선수를 축구장으로 처음 데리고 간 것도 어머님이시라면서요?

◆ 이남심> 네.

◇ 김현정> 보통은 아버님들이 축구선수로 키우는 경우는 제가 많이 봤어요. 박지성 선수도 그렇고.

◆ 이남심> 아, 근호 아빠께서는 사업하셔서 바쁘셨고요. 아이들 키우는 데는 제가 적극적으로 많이 했었죠.

◇ 김현정> 이근호 선수, 우리 아들 뭘 봤을 때 ‘이 아이는 축구선수다, 축구하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셨습니까?

◆ 이남심> 어려서부터 운동신경이 발달됐었고요. 그럭저럭 공부도 잘했었어요. 상위권에서 잘했었어요. 그래서 운동시킬 생각은 안 했는데. 우연찮게 조기회분들이 근호한테 ‘너 축구하면 잘하겠다’는 그런 얘기를 살짝 던지셨나봐요.

이근호가 지난 18일 브라질 쿠이나바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와의 H조 1차전에서 한국 대표팀의 첫 골을 넣은 뒤 이청용과 함께 포효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제공)

 

◇ 김현정> 조기회라면 그러니까 아버지들 축구 조기모임? 그 조기축구회에서?

◆ 이남심> 네, 초등학교 운동장에 놀러 나갔는데 마침 공 가지고 노는 우리 아들 모습을 보면서 공 가지고 노는 것 보니까 ‘축구하면 잘 하겠다’ 그 얘기를 하셨나봐요.

◇ 김현정> 그러면 동네 조기축구회가 우리 이근호 선수를 발탁한 거네요?

◆ 이남심> 그런 편이죠.

◇ 김현정> 재미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동네 아저씨들. 잘하셨어요.

◆ 이남심> (웃음) 동네 아저씨들이 이끌어주셨고 저는 이제 끌고만 운동장으로 갔죠.

◇ 김현정> (웃음) 우리 어머님 재미있으세요. 그렇게 해서 우리 아들을 손을 끌고 운동장으로 가서 축구선수로. 그런데 항상 기분 좋기만 한 건 아니셨을 거예요. 등락이 있지 않았겠습니까?

◆ 이남심> 잊을 수 없었던 순간은 인천에 있을 때, 게임을 못 뛰었을 때. 그때는 프로 초년생이었고 그러다 보니까 조금 미숙한 점도 있었겠죠. 그러다보니 이제 1군에서 자꾸 거리가 멀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마음고생 그때 많이 했죠.

◇ 김현정> 그때 많이. 한국영 선수 어머님은 그러시더라고요. 아들 엉덩이를 보면 하도 연습을 해서 엉덩이가 다 쓸려 있다. 넘어지는 연습, 슬라이딩 연습을 해서. 우리 어머님은 이근호 아들 생각하면 어떤 게 제일 떠오르는 부분이 있으세요?

◆ 이남심> 발 보면 항상 그렇죠.

◇ 김현정> 발?

◆ 이남심> 예. 발 전체, 발가락이고 발바닥이건 굳은살이 아주 많거든요.

◇ 김현정> 그건 왜 그렇죠?

◆ 이남심> 축구화를 타이트하게 신다보니까 그런 현상이 나오죠.

◇ 김현정> 벗겨질까 봐 타이트하게 신는군요. 그러고 나서 훈련을 계속 하니까 굳은살이... 보통 굳은살 박히면 발바닥이나 발가락 이런 쪽에 박히는데 전체 다?

◆ 이남심> 신발 닿는 부위는 다 생긴다고 봐야죠.

◇ 김현정> 그 발 볼 때는 정말 안쓰러우시겠는데요, 어머님.

◆ 이남심> 발 보면 솔직히 진짜 너무 안쓰러워요. 굳은살 제거를 해 주려고 하면 오히려 제거를 못하게 해요. 그걸 제거를 하고 나면 더 아파서 생살이 올라오면 더 아프대요.

◇ 김현정> 그런 고생에 보답이 왔네요. 이번에 정말 두각을 나타내면서 첫 골을 넣고 온 국민을 기쁘게 해 주고 있는 우리 이근호 선수. 그런데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알제리전도 남았고, 벨기에전도 남았어요. 이근호 선수가 또 멋지게 골을 한번 넣었으면 좋겠는데. 어머님, 욕심나시죠?

◆ 이남심> 욕심 안 난다면 거짓말이고요. 솔직히 욕심나네요. 2골, 3골 넣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웃음) 2골, 3골. 브라질에 있는 아들이 지금 듣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꼭 해주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마디 ‘근호야!’ 하면서 해 주시겠어요?

◆ 이남심> 근호야, 우리 그동안 4년 동안 무지 기다렸지? 기다린 만큼 열심히, 또 열심히 진짜 그라운드에서 쓰러질 정도로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는 시간 보내고 왔으면 좋겠다. 파이팅!

◇ 김현정> 어머님의 파이팅이 얼마나 힘이 날까요? 이근호 선수 오면 격려 많이 해 주시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잘 키워주셔서, 잘 뒷바라지 해 주셔서 제가 대신 감사드립니다, 어머님.

◆ 이남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감사드리고요. 건강하십시오. 이근호 선수의 어머니 이남심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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