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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군기 사건 잇따른 기무사, 靑에 '남탓 보고' 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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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근거없이 정훈공보장교가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결탁 보고서 제출



국군 기무사령부가 최근 잇따르는 성군기 사건으로 궁지에 몰리자 타 직군 장교들이 언론에 군 관련 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를 청와대에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 등에 따르면 기무사는 소속 부사관이 상관인 여군 중위를 성추행한 하극상 성추문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지난달 초쯤 청와대에 한 건의 보고를 올렸다.

이 보고는 "국방부와 각군 소속 정훈공보장교들이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결탁해 군의 주요 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청와대는 국방비서관실을 통해 국방부 대변인실에 이같은 보고서와 관련해 진상파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기무사가 청와대에 이같은 보고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잇따른 성군기 위반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는 지난 2월 4건의 성군기 문란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궁지에 몰렸다.

기무사 소속 A 소령은 후배 간부 부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적발됐고 B 중령은 수년간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또, C 대령은 여 군무원과 부적절한 만남을 계속한 사실이 적발됐고 심지어 D 중사는 여군 숙소에 침입해 속옷 등을 훔치다 처벌되기도 했다.

타 군인들의 비위행위를 감찰해야 할 기무사가 오히려 이같은 비위행위를 저지르고 다닌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개혁에 힘써야 할 기무사가 오히려 청와대에 남탓 보고를 올렸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무사 내에서 발생한 성군기 사건을 정훈공보장교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출입기자에게 흘린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어떻게 이런 보고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른 한편으로 기무사의 이같은 보고서는 안 그래도 정부 부처 가운데 가장 폐쇄적인 조직인 국방부에 대한 언론의 취재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보안과 비밀유지 등을 이유로 타 부처보다 언론 취재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확인을 위한 거의 유일한 통로가 정훈공보장교들이다. 정훈공보 직군은 기업으로 치면 홍보실 역할을 하는 군내 조직이다.

그런데 기무사가 아무 근거도 없이 정훈공보장교들의 활동을 '정보유출'의 근원으로 지목하는 보고를 청와대에 올리면서 군을 견제하는 언론의 활동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앞서 기무사는 소속 간부들의 성군기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누가 언론에 이를 제보했는지를 찾겠다며 색출작업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성군기 사건 제보자 찾아라'…황당한 기무사, CBS 노컷뉴스 5월 9일 보도)

군 관계자는 "이재수 사령관이 취임한 뒤 내부개혁에 힘쓰고 있지만 내부 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이번 기회에 기무사의 구태를 개혁하는 작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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