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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박물관 개관… "6월 항쟁 잊지 말자는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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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고(故) 이한열 열사의 '마지막 티셔츠' 등을 영구 보존할 수 있는 전문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이한열 기념사업회는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이한열 기념관을 6월 항쟁 당시의 기록을 전시하고 유품 보존 전문 시설을 갖춘 박물관으로 꾸며 재개관했다.

이한열 열사의 유품 훼손을 막고 향후 역사적 사료로서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한열 기념사업회 이경란 관장은 "이한열 열사를 기억하는 것은 이한열이라는 개인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87년도 6월 항쟁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냈느냐를 기억하는 일"이라며 "'행동하는 양심'으로 우리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이한열 박물관이 갖는 의미는 크다"고 했다.

고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6·10 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졌다. 이 열사가 머리에 최루탄을 맞아 쓰러져 피 흘리는 사진은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이번 박물관 개관은 500여 명의 국민 성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6월 10일부터 모금을 시작했는데 올해 5월까지 총 5,500여만 원이 모였다.

박물관 개관이 무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6월 28일부터 7월 28일까지 한 달 동안 시범적으로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란 것을 시작했는데 7월 20일까지 목표액의 50% 정도밖에 모이지 않아 무효가 될 뻔했다.

다행히 당시 거액을 기부한 한 신부의 도움으로 크라우드 펀딩은 성공했고, 모금 행렬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긴급조치 위반으로 '15일 10시간 22분'동안 옥고를 치른 한 시민이 법원으로부터 '긴급조치 위반 무효 판결'에 따른 배상금 일부를 성금으로 내기도 했다.

이경란 관장은 "굉장히 많은 분이 재능기부 형태로 도움을 줬을 뿐 아니라 '소액을 드려 죄송하다'며 기부를 해주는 분들이 있어 우리가 후원금을 받으면서 이분들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이한열 박물관 개관은 국정원 대선 개입과 간첩 사건 조작 등으로 민주주의 시계가 거꾸로 가는 상황에서 이뤄진 터라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9일 개관식에 참석한 한국방정환재단 공유상 상임이사는 "지금 우리 사회가 민주화가 됐다고 하지만, 이번에 상당히 몇 년간 민주주의 후퇴를 보고 있다"며 "박물관을 만드는 것은 과거에 집착하자는 게 아니라 정말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보관하고 기념함으로써 이 사회에서 구현해야 할 가치를 잊지 말고 공유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조승우 이사는 "이한열이 20여 년 전에 박제화된 그런 민주화의 의미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있는, 앞으로도 우리가 소중히 지키고 가꿔야 할 민주주의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박물관을 통해서 이한열의 정신이 살아나고 민주주의가 다시 국민들에게 올바르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열 박물관은 특별전시관과 상설전시관 등 총 3개 층으로 구성됐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4층 전시관은 상설전시관으로 운영되며 이한열 열사 유물과 6월 항쟁 개인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3층 전시관은 특별전시관으로 1년에 3회 특별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1층에는 이한열 열사의 원본 옷이 보관될 수장고가 마련됐다.

이경란 관장은 "많은 젊은이와 청소년들이 1987년도 이한열과 그 당시 있었던 민주 항쟁과 그 의미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느끼고 학습하고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업회는 6월 한 달간 전국 전문대·4년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이한열 장학생'을 선발한다.

신청을 원하는 학생은 사업회 홈페이지(http://leememorial.or.kr)에서 관련 서류를 내려받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최종 선정 결과는 다음 달 28일 발표되며 총 선발 인원은 10명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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