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 바라는 부산시민의 열망이 표로 집결해
-혁신학교운영, 학교인권조례 제정, 청렴도 높일 터
-혼란우려? 반대의견과 소통하는 교육감 될 것
-진보교육감 약진, 기울어진 운동장 균형 잡을 것
-직선제무용론? 아직은 교육자치 독자성 지속해야[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6월 5일 (목) 오후 6시
■ 진 행 : 변상욱 (CBS 대기자)
■ 출 연 : 김석준 (부산 교육감 당선자)
◇ 변상욱> 예고해드린 대로 이번 6.4 지방선거 당선자 중의 한 분을 초대했습니다. 부산광역시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김석준 후보입니다. 34.67%의 지지를 받아 부산의 첫 진보교육감으로 당선됐습니다. 김석준 당선자님, 안녕하십니까?
◆ 김석준> 네, 반갑습니다.
◇ 변상욱> 축하드립니다.
◆ 김석준> 네, 고맙습니다.
◇ 변상욱> 부산자치단체장을 보거나 지역구의원의 분포를 보거나 시의원들을 보거나 여당 텃밭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진보교육감의 당선이라 함은 그 의미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이거 이변이라고 불러야 됩니까? 아니면 예상했던 바입니까? 아니면 그럴 때가 됐다고 보십니까?
◆ 김석준> 뭐 저는 그럴 때가 됐다고 보는 편입니다.
◇ 변상욱> 어떤 점에서 그렇습니까?
◆ 김석준> 일단 그 동안에 제가 후보 등록을 하고 많은 시민들을 만나면서 실제 그 시민들 마음속에는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하는 열망이 굉장히 높은 것을 확인했고요. 바로 그런 변화의 욕구들이 투표를 통해서 나타난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일단 아까 말씀하신대로 시장이나 구청장, 시의원을 바꾸는 데까지는 이렇게 아직 표의 결집이 조금 모자랐지만 교육감 선거에서는 그런 표의 결집이 나름대로 잘 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변상욱> 그런 점에서 전국적으로 진보교육감의 당선이 하나의 큰 트렌드였습니다마는, 역시 세월호의 탓은 컸다. 세월호 참사의 탓이 컸다, 이렇게 생각하십니까?
◆ 김석준> 그것도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네, 알겠습니다. 선거운동하시면서 제일 힘드셨던 건 어떤 겁니까?
◆ 김석준> 일단 그 무엇보다도 솔직히 돈도 없고 조직도 없이 정말 아주 열악한 상태에서 시작을 했는데요. 실제 선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말 여러 가지 앓았던 부분에서 여러분들이 함께 해 주셔서 그런 어려움들을 이길 수 있었는데요. 역시 힘들었던 것은 막바지에 가면서 수세에 몰린다고 생각했던 후보들이 흑색선전이나 이념공세, 이런 게 아주 심해졌었는데. 그런 것들을…참, 뭐라고 할까요. 변명하기도 마땅치 않고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런 색깔론이나 이런 것들이 이제는 더 이상 성숙한 시민들한테는 잘 먹히지 않는다 하는 걸 이번 투표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변상욱> 부산을 교육만큼은 특별시로 만들겠다. 이렇게 슬로건을 내거셨습니다.
◆ 김석준> 네.
◇ 변상욱> 그러면 앞으로 교육감이 되시면 어떤 정책이 대표적인 정책, 새로운 정책이 되겠습니까?
◆ 김석준> 일단 부산은 지난 한 25년간 거의 모든 분야에서 쇠퇴하거나 침체해 왔습니다. 경제나 이런 다른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는 참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반해 교육 영역에서는 그 교육을 책임지는 분이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서 다른 영역에 비해서 비교적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판단을 해서요. 일단은 부산의 교육을 좀 바꿔서 부산 전체의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어떤 계기를 만들자, 이런 판단을 했고. 그런 의미에서 우선 교육만은 특별시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우선 부산에는 수도권에는 있는데 부산 교육에 없는 게 몇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혁신학교'가 없습니다. 서울이나 경기도에서는 이미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되살리는 모델의 하나로써 혁신학교가 상당히 확산되고 있는데 부산에서는 이런 혁신학교에 대한 인지도 제대로 안 돼 있기 때문에 우선 부산형 혁신학교를 만들어서 확산시킴으로 해서 학교를 정상화하는,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부산이 지속적으로 청렴도가 낮은 도시, 교육 청렴도가 낮은 도시. 또 교육부 감사에서 늘 가장 많은 징계를 받는, 이런 도시의 오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선 교육환경을 청렴하게 바꿔서 교사나 또는 학부모들이 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꼭 필요할 것 같고요. 그다음에 말 그대로 이제 앞에서 얘기했던 서울에 있는데 부산에 없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게 학생인권조례 또는 교권보호조례 이런 게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요 우선 학교인권조례라고 해서 학생인권조례, 교권보호조례, 학부모의 조례 이런 걸 제정해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런 학교를 만들어 나가야되겠다 생각을 하고요. 그다음에 이미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서 대부분 하고 있는 중학교까지의 무상급식을 확대하고 또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네. 알겠습니다. 오늘 신문들 한 번 쭉 제목을 보셨는데 그중에서 일부 신문들은 좀 난감한 제목들도 있습니다. '교육 대혼란 우려' 이렇게 쓴 곳도 있고. '여도 아니고 야도 아니고 전교조의 승리' 아예 이렇게 써버린 신문도 있어서 참 읽으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하긴 했습니다마는. 일부에서는 분명히 진보정당운동을 계속 해 오신 경력을 볼 때 너무 급진적인 교육정책이 나오는 것 아닐까, 이렇게 걱정하는 게 있긴 있는 모양입니다만.
◆ 김석준> (웃음) 네. 일단 저는 선거과정에서도 누차 말씀드렸듯이 교육에는 진보, 보수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말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누가 더 좋은 정책을 개발하고 그것을 제대로 집행할 수 있느냐, 이것이 중요한 판단기준이고. 바로 그런 관점에서 교육 문제를 보겠다고 했고요. 또 실제로 이제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34.7%의 시민들이 저를 지지해 주셨지만,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도 상당수가 있는 셈이죠. 그래서 교육정책, 행정을 펴나갈 때는 저를 지지하신 분뿐만 아니라 저와는 생각이 다른 분들의 의견도 최대한 수렴해서 제대로. 그래서 판단은 합리적으로, 또 속도는 점진적으로, 또 기간은 지속적으로 교육계획을 추진해가야 된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됐다고 해서 혼란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정말 제대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어서 학교 현장뿐만 아니라 교육현장 전방을 차근차근 바로 잡아갈 것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걸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 변상욱> 네, 알겠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현실적으로는 교육청의 어떤 이런 저런 지역 교육청의 정책에 대해서 교육부가 가이드라인도 내려 보내고 하다 보면 충돌하거나 견해차가 너무 크거나 이런 것도 있지 않겠습니까?
◆ 김석준> 일단 이번 선거를 통해서 열세 군데에서 소위 진보성향의 교육감도 당선이 됐기 때문에 그 교육감들이 함께 이렇게 고민해서 중앙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좀 이견을 제출할 수 있겠고 이렇게 해서 위에서 일방적으로 지시만 하려고 하지 말고 교육감들과 잘 소통해 나가면 좋은 방향으로 변화도 가능할 것 같고요. 실제 교육부와의 관계도 문제지만 저는 지방자치단체. 부산시와 또 각 구청 관하하고의 협력과 조율도 굉장히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부산의 경우에는 학교 급식의 경우에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비율이 5대 5나 6대 4 이랬는데. 부산시에서 20%밖에 급식 분담을 하지 않기 때문에.
◇ 변상욱> 시에서 분담하는 비율이요?
◆ 김석준> 네. 그래서 사실은 교육청 재정으로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부터 부산시나 시의회의 협력을 잘 이끌어내서 잘 풀어나가야 된다라고 생각하고요. 사실 오늘 오전에 선관위에서 소위 당선증을 교부받았는데 그 자리에서 서병수 시장 당선자하고도 교육 문제를 같이 잘 협력해서 풀어나가자 하는 의미의 얘기들을 충분히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부산시와 또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어떤 긴밀한 협조를 통해서 교육 문제를 잘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변상욱> 네. 2002년에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를 하셨었죠?
◆ 김석준>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그리고 2012년에 국회의원 총선에도 진보후보로 나오셨고.
◆ 김석준> 네.
◇ 변상욱> 어떻습니까? 이번에 비록 지방선거에서 여야 어느 쪽도 승리한 쪽은 없다, 이런 평가가 주로 내려집니다마는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진출한 걸 본다면 앞으로 다음 총선이나 이때는 뭔가 또 새로운 바람이 불 거라고 보시는지요? (웃음) 정치 쪽 얘기를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 김석준> 그건 뭐 예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번의 경우에는 그 박근혜 정부 출범한지 이제 1년 반 정도기 때문에 심판론이 그렇게 쉽게 잘 안 먹혀 들어갈 거라 생각했는데. 세월호 사건을 두고 보면서 정부의 대응이나 이런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어떤 문제점들이 노정되고 거기에 대한 어떤 시민들의 평가나 판단 이런 게 상당히 크게 작용했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것은 사실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지 않습니까?
◇ 변상욱> 네.
◆ 김석준> 그래서 앞으로 2년 뒤의 총선에 또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어떤 변수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일단 일반 선거에서는 여야가 승자 패자도 없이 비슷한 어떤 균형을 이루었다면 적어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쪽으로 이렇게 축이 옮겨 왔다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고요. 그래서 특별한 돌발변수가 없다면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정부에서 추구하는 교육정책보다 좀 앞서나가고 시민들의 호응을 받는 교육정책을 잘 추진해 나간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보면 굉장히 보수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운동장 같은 상황인데 그걸 이렇게 균형 잡는데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변상욱> 한 가지만 짧게 여쭤본다면 제일 걱정되는 건 당장 너무 교육감 선거는 직선제가 안 어울린다, 교총 쪽에서는 헌법소원도 내겠다, 이런 얘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이거 어떻게 보십니까?
◆ 김석준>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관계 이 문제는 아직도 계속 논란거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뭐 장기적으로 어떻게 보면 지방자치 속에 통합되어 갈 수도 있지만 과도기적으로는 교육자치의 영역을 좀 더 지속하면서 지방자치의 수준이나 역량이 이렇게 높아질 때 다시 판단해 볼 필요가 있겠고요. 적어도 지금은 교육자치 영역의 독자성 또는 정치적 중립성 이런 것을 지속시켜야 될 필요가 있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변상욱> 네. 아무튼 새로운 부산 교육 저희가 기대를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석준>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 변상욱> 부산의 첫 진보교육감으로 당선된 김석준 당선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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