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투리스타 제공)
인구 40만 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에 미술관 하나를 보러 한 해 약 1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한다. 구겐하임 미술관이 위치한 스페인 빌바오 이야기다.
빌바오는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주도다. 19세기 거대 철강 도시였던 이곳은 철강산업의 쇠퇴와 함께 기울어 갔으나 빌바오시가 구겐하임 재단과 손잡고 1997년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개관하면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났다. 미술관 건설비용으로 1억3천200만 유로(한화 2천억원) 상당의 예산을 투자했고 '빌바오 효과'라는 단어가 생겨날 만큼 결과가 대성공이었던 것.
스페인으로 자동차 자유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을 위해 최근 맞춤여행 전문여행사 투리스타가 발표한 구겐하임 미술관 등 빌바오의 주요 관광 코스에 대해 소개한다.
세계적 건축가 프랑크 게리가 디자인한 구겐하임 미술관은 티타늄 패널로 제작한 미술관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전시 컬렉션보다 유명할 정도다. 물고기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그 곡선 형태 외관은 물 위에 떠있는 배의 모습과도 닮아 있어 네르비온 강물과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특히 야간에 미술관이 조명을 받아 강물에 반사되는 모습은 놓치기 아까운 장면이다.
미술관 건물 외부에 설치된 현대미술 팝아티스트 제프 쿤스의 거대한 꽃 강아지 '퍼피'와 모성애가 느껴지는 루이스 브루주아의 대형 청동 거미 조각상 'Maman(프랑스어로 엄마)'도 건물과 더불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투리스타 제공)
빌바오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바스크 해안에는 절경을 자랑하는 '산 후안 데 가스텔루가체'가 있다. 바위 다리로 육지와 연결된 이 섬까지는 대중교통이 전무해 자동차를 운전해 접근하는 방법이 있다. 입구에 차를 세워두고 231개의 계단을 이용해 언덕에 오르면 작은 성당이 지친 여행자를 맞이한다. 멀리서 보면 바다 위의 성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성당의 종을 세 번치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빌바오에서 동쪽으로 100km 정도를 달리면 스페인 북부 비스케이만 연안의 아름다운 휴양지 산 세바스티안(바스크 지역 언어로는 도노스티아)을 만날 수 있다. 푸른 바다가 반겨주는 곳으로 여름 휴양을 위해 들리기 좋은 도시며 프랑스 국경에서도 불과 20k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산 세바스티안의 중심부에 위치한 '콘차(Concha) 해변'은 그 이름처럼 조개껍데기 모양을 닮아있으며 해변 양 끝에 있는 '몬테 이겔도'나 '몬테 우르굴' 산 위에 오르면 멋진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한 곳을 골라야 한다면 이동 수단인 '푸니쿨라'가 있는 몬테 이겔도를 추천한다.
해변에서는 산 세바스티안 출생 조각가 에두아르도 칠리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에두아르도 칠리다는 건축학을 공부한 조각가로 '공간에 영혼을 불어넣은 예술가'로 불리며 추상적인 조각품으로 현대 조각의 거장이라는 명성을 받고 있다. 콘차 해변 중간쯤에서는 '플레밍에 대한 찬사(Homenaje a Fleming)'를 볼 수 있으며 몬테 이겔도 방면 온다레타 해안 끝자락에서는 그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바람의 빗(El Peine del Viento)'이 설치돼 있다.
(사진=투리스타 제공)
산 세바스티안은 미식가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만한 수준 높은 레스토랑과 바(Bar)로 인해 매력지수가 한층 업되는 곳이다.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도 몇 곳 있으며 구시가지에 핀초(Pincho, 꽂이 타파스) 바가 몰려있어 밤새 불야성을 이룬다. 핀초는 사과주 시드라 또는 지역 전통 화이트와인 차콜리와 함께 맛보기에 좋다.
이 밖에도 빌바오에서 동쪽으로 1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 팜플로나에서 17세기경부터 이어진 '산 페르민 페스티벌'이 매년 7월6일이면 개최된다. 단 하루만 진행되는 축제로 하이라이트인 '소몰이 경기'를 보기 위해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유럽에서 가장 큰 축제 중 하나다.
투리스타 관계자는 "지난달 5월 빌바오에서 개최된 세계적 영화제 '빌바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FANT)'에서 한국영화 특별 상영회가 열리기도 했다"며 "빌바오는 스페인의 다른 주요 관광도시들과 거리가 떨어져 있어 방문을 고민하게 되지만 구겐하임 미술관을 비롯해 인근 관광 거리가 풍부하므로 기회가 된다면 꼭 들려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취재협조=맞춤여행 전문 투리스타(02-546-6644/www.turist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