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길환영 사장이 21일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사퇴 거부’ 의사를 재차 밝힌 가운데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 거주지와 실명을 밝힌 시민들이 KBS의 공영성 회복을 염원하며 내걸은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다. 황진환기자
청와대 외압 논란을 빚은 길환영 사장 퇴진과 보도독립성을 요구하는 KBS기자협회의 제작거부에 타 방송국 기자들도 지지하고 나섰다.
BBS기자협회는 28일 "KBS기자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KBS이사회의 현명한 선택을 촉구한다"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19일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한 KBS기자협회의 행동에 대해 "저널리즘의 기초를 바로잡기 위한,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투쟁"이라고 일컬으며, 이날 오후 길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논의할 KBS 이사회에게 "현명한 선택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27일 OBS 역시 "한국방송 KBS, 그대들의 투쟁이 대한민국 방송의 자존심"이라는 성명을 통해 "방송법 제6조 1항1항 방송에 의한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법을 지키려는 KBS 동지들의 굳은 의지에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사랑한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지지를 표명했다.
또 MBC 기술인협회, 기자회, 미술인협회 등 7개 직능단체도 "KBS 구성원들의 양심적이고 용기 있는 행동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낸다"며 "길 사장은 지금이라도 KBS 구성원과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고 당장 물러나는 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기자협회의 직종 이기주의', '좌파노조의 방송장악' 같은 길사장의 발언에서 2년 전 김재철 사장의 모습을 본다"라며 "당시 김재철 사장도 MBC노조의 파업을 '좌파노조의 정치파업'으로 몰아갔고 일간지에 회사돈으로 파업 비난광고를 냈다"고 두 사람의 유사점을 짚었다.
MBN 기자협회는 "길 사장이 자행한 부당한 지시는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받고 있는 부당한 명령과 다르지 않다"라며 "'더 이상 물러나지 않겠다' KBS 기자협회의 이 단순하지만 힘 있는 말은 침묵하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린다"라고 적었다.
KBS기자협회는 "SBS와 YTN 기자협회도 내일(29일) 쯤, KBS 기자협회의 제작 거부 지지와 길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낼 예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외신들도 한국의 공영방송 KBS가 청와대와 길 사장의 보도 개입에 반발해 방송 파행을 빚고 있는데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 중동 최대 방송국인 알자지라TV 등은 최근 KBS 기자협회의 제작거부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