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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터미널 피해가족 "3시간 헤매 어머니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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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검찰과 소방당국, 경찰 등 관계자들이 지난 26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고양종합터미널에서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가족들이 모두 나선 뒤에야 3시간 만에 시커멓게 그은 어머니를 찾았다."

이모(47) 씨는 지난 26일 오전 고양종합터미널에서 큰 불이 났다는 뉴스를 접하자마자
늘 다니던 안산의 한 병원을 간다며 터미널에 간 노부모가 생각났고 즉시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받지 않았다.

다급한 마음에 이 씨는 화재현장으로 향했고 사고 발생 1시간 가량만인 오전 10시쯤 터미널에 도착했다.

현장은 구조 작업으로 분주했고 현장에서 나오는 구조자들도 시커멓게 그을려 부모를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씨는 현장에 나와 있는 지자체 관계자나 소방관계자 등에게 자신의 사정을 얘기하려고 붙들었지만 아무도 그에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결국 이 씨는 하는 수 없이 가족들과 함께 후송자들이 입원해 있다는 병원을 일일이 찾아 헤맸다.

드디어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에서 다행히 경상을 입은 아버지(78)를 찾았다. 이후 일산병원에서 어머니(74)를 봤지만, 워낙 시커멓게 그을려 뒤늦게 알아봤다.

하지만 어머니는 뇌사 판정을 받아 인공호흡기에 의지하고 있는 위독한 상태라고 이 씨는 전했다.

사고 당시 아버지는 3층에서 화장실을 간 어머니를 기다리다가 화재가 발생해 먼저 대피했다. 그런데 밖에서 보이지 않아 다시 들어가는데 대피하는 사람들에게 이끌려 나왔다는 것이다.

이 씨는 27일 오전 현장 감식에 들어간 고양터미널을 피해 가족 10여명과 함께 다시 찾았다.

그는 "어머니가 위독한 상태인데 그 누구도 사과는커녕 상황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며 "화도 나고 답답한 마음에 몇몇 가족들과 함께 왔다"며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화재로 아버지를 잃은 신수진 씨는 이날 유가족 대표로 기자회견을 열어 "정확한 진상 규명을 해 달라"며 "유가족들이 제대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장례 절차가 제대로 될 수 있도록 분향소를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고양시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방화스크린 변경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유가족들에게는 이를 알려주지 않고 숨기고 있다"며 "책임 있는 총괄자를 아직 만나지도 못했다"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고양터미널을 찾은 피해 가족 10여 명은 현장 진입을 요구했지만 이를 제지하는 경찰에게 항의했으며, 일부는 오열하다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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