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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남자' 장동건 "감독 타는 배우…돼지까지 잡을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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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 액션에 녹여낸 한 킬러의 속죄 감정…"결정체 같은 작품 됐으면"

배우 장동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장동건(43)은 스스로 "감독을 많이 타는 배우"라고 했다. 그 연장선에서 다음달 4일 개봉하는 '우는 남자'에서 킬러 곤을 연기한 것도 "100% 이정범 감독님의 작품이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전작 '아저씨'(2010)로 한국 액션 영화의 지평을 넓힌 그 이정범 감독 말이다.

26일 서울 삼청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난 장동건은 이 감독과의 작업을 헬스 트레이너와 함께하는 운동에 비유했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할 때 혼자 하면 열 번 할 것도 트레이너가 옆에 붙으면 한두 번 더 하게 되잖아요. 이정범 감독은 그런 감독이었어요. 결국 뭐 하나는 더 끄집어내더군요. (웃음)"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이 감독이 "살아 있는 돼지를 직접 잡으러 가지 않겠느냐"는 제안까지 했었다고 장동건은 전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털썩 내려앉는 느낌이었죠. 결국 정말로 가지는 않았지만, 그 제안을 받은 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부터 '간다면 내가 그 돼지 앞에 섰을 때 어떤 느낌일까' 등등 고민을 무척 많이 했어요. 그러한 상상을 통해 킬러 곤에 접근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지더군요. 제 역할에 상투적으로 접근하지 않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됐죠."
 
그는 우는 남자가 자신에게 '결정체' '완성판' 같은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기존에 남성적인 강한 캐릭터도 많이 해 왔지만 이번 영화는 특별히 변신을 위해 임한 작품이 아니예요. 그런 의미에서 남성적인 이미지의 완성판 같은 작품이 됐으면 하는 욕심이 있어요. 연기 변신에 대한 부담감이요? 굳이 '이번에 이런 역할을 했으니 다음에는 다른 역을 해야지'라는 식의 반강압적인 생각은 하지 않아요. 새로운 것에 대한 끌림이 생기면 자연스레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질 테니까요."

- 우는 남자, 어떤 영화인지.
 
"애초 이 영화를 시작하면서 감독님과 공유한 점이 사람의 삶이었다. 단순히 재미로 한 번 보고 잊히는 액션 영화가 아니라, 영화 속 인물의 이야기가 오랜 여운을 남기는 그런 영화를 만들자는 게 목표였다. 감독님이 저와 이 영화를 한 이유도 그 지점에 있다. 젊은 배우 중에도 이 영화를 하고 싶어하는 배우가 있었지만, 감독님은 멋지고 화려한 액션 영화를 만들려 하지 않았다."

- 피도 눈물도 없는 킬러 역은 처음 아닌가.
 
"액션과 감정 연기 모두를 만족시켜야 했다. 흔히 머릿속에 그리게 되는 상투적인 킬러처럼 뻔하게 갈 수도 있었지만, 저도 감독님도 곤이라는 인물에 깊이를 더하고 싶었다. 곤이 태생적으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인물인 만큼 입양아 수기도 읽으면서 그 감정을 알아가는 데 집중했다. 극중 곤이 어릴 때 버림받은 이후의 삶은 소개되지 않는데, 엄마에 대한 증오를 문신에 담는 등 그 캐릭터를 보일 수 있는 다양한 장치들을 활용했다."

-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이 작품을 기다린 배우들이 많은데, 저도 두세 명은 안다. 감독님께 제안을 받았을 때는 시나리오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초고만 본 상태에서 하겠다고 했다.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하고, 개인적으로 그 정서에 끌리더라. 전작 아저씨와 관련한 감독님의 인터뷰를 봤는데 '느와르만 하겠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 환경에서 그러한 점에 신뢰가 갔다. 그렇게 함께 작업하게 될 날을 기다렸는데, 우는 남자로 실현됐다. 저는 감독님들의 연기 지도가 와닿지 않아도 해보는 스타일이다. 어떤 감독과 해도 훌륭한 연기를 펼치는 배우들도 있지만, 제 경우 감독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번에도 이정범 감독님을 믿고 의지했다."

배우 장동건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액션 영화인 만큼 사전 준비도 철저했을 텐데.
 
"4개월 넘게 액션 스쿨을 다녔는데 일주일에 4일씩 하루 4시간을 훈련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총기 액션이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감독님이 두 번째 만남에서 모형 권총을 건네 주면서 "계속 갖고 있으면서 능숙하게 다룰 수 있었으면 한다'고 해 집에서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극중 탄창을 갈고 하는 신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곤이라는 캐릭터를 보여 주는 데도 도움이 됐다. 3박 4일 동안 미국에서 FBI, CIA를 훈련시키는 교관으로부터 총기 관련 교육도 받았다. 그때 총을 다루는 데 있어 기본적인 것들을 많이 습득해 연기에 반영하려 애썼는데, 관객들에게도 전달될지는 잘 모르겠다."

- 감정이 실린 액션신에 대한 부담이 컸을 듯하다.
 
"액션 스쿨에 다닌 4개월 가운데 처음에는 무술감독님과 아이디어를 내 액션 합을 중심으로 열심히 연습했다. 두 달 정도 그렇게 했는데 어느 날 감독님이 오더니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하더라. (웃음) 이번에는 아저씨 같은 트렌디한 액션이 아니라, 캐릭터와 일치되는 액션을 담고 싶다는 거다. 곤이 처절하게 회개하는 액션 말이다. 그러니 즐기듯이 하는 멋진 액션은 안 맞는단다. 그 다움부터 몸으로 부딪치고 힘쓰는 처절한 액션, 감정에서 나오는 기존에 보지 못하던 액션에 대해 고민했다."

- 강렬한 역할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렵지는 않았나.
 
"지방 촬영을 하면서 숙소에서 잘 때는 괜찮았는데, 촬영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 아이와 놀다가, 다음날 현장에 다시 나가는 게 무척 힘들었다. 분장을 하면서 감정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 분장하는 시간이 배우들에게는 중요한 시간이다. 자연인에서 극중 역할로 들어가는 진입로인 셈이다. 그 시간이 되면 배우들이 예민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공교롭게도 장진 감독, 차승원 주연의 느와르 '하이힐'과 같은 날 개봉한다.
 
"장진 감독님과 평소 친분이 있는데, 그 작품을 기획하시는 걸 알고 있었다. 나란히 개봉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함께 잘 됐으면 좋겠다. 이러한 라이벌 구도가 관객들이 극장가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 할리우드·중국 영화로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 왔는데.
 
"의도했다기보다는 재밌는 작업이어서 참여하게 됐다. 다른 언어로 연기한다는 것이 불편하기도 했지만 흥미롭고, 다른 나라 사람들과 현장에서 작업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영화를 떠나 그러한 작업 환경이나 현장 분위기를 알고 싶은 마음도 컸다. 차이보다는 우리나라 영화계와 비슷한 면이 무척 많아서 놀라웠던 경험이다.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뿜어내는 분위기는 비숫한 것이 많더라."

- 함께 작업한 외국 배우들과는 종종 연락하나.
 
"일본 배우 오다기리 조의 경우 가끔씩 그 친구가 한국에 오면 잠깐씩 보고 차 한 잔씩 한다. 영화 '마이웨이'(2011) 끝나고 난 뒤로는 만나더라도 술을 마신 기억은 없다. (웃음)"

- 영화를 한 해에 한두 편밖에 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지.
 
"그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어느 날 돌아보니 배우로 산 기간에 비해 작품 수가 많지 않더라.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한때 4년 만에 작품을 한 적도 있는데, 스스로 작품을 안하고 있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작품 선택에 있어서 득실을 따지는 식으로 다른 요소를 고려해 온 탓일 것이다. 최근에는 끌리는 작품을 하자는 쪽으로 마음이 변했다."

- 흥행에 대한 목마름도 크지 않나.
 
"솔직하게 말하면 이번 작품은 흥행보다는 영화에 대한 평가가 좋았으면 한다. 흥행이야 사실 영화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움을 나눌 때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제 입장에서는 작품이 좋은 평가를 얻는 것이 흥행보다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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