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또 법조인이냐…安, 이회창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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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전 대법관. 윤성호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국면을 돌파할 카드로 안대희 전 대법관을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선택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대검 중수부장을 역임하는 등 청렴한 검사의 이미지가 최대 강점으로 인식돼 총리 발탁의 직접적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도 선주사인 청해진 해운과 해경, 해수부, 해운조합 등 관료들과 업자들과의 얽히고설킨 각종 비리가 일부 원인이었던 만큼 안대희 신임 총리 지명자의 ‘칼날 검사’ 이미지가 박 대통령의 개혁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9일 세월호 참사 대국민 담화에서도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다짐한 만큼 그런 의도라면 안대희 전 대법관이야말로 최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의 한 광역단체장 후보는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방점을 부정부패 척결에 둔다면 안대희 전 대법관만한 사람도 드물다”면서 “안 내정자는 이번에 언론에 거론된 법조인들 중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한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도 “부정부패 수사와 적폐 해소만을 위한다면 안대희 전 대검중수부장만한 인물이 드문 것은 사실이다”며 일단은 긍정적 반응이다.

이들의 말처럼 총리직을 관피아 타도와 관료, 정치권 부패 해소에 한정한다면 안대희 지명자보다 더 적격인 총리감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헌법상 국무총리는 국정의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무한대의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언론에 등장한 인물 가운데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가장 눈에 띠었다”며 “그런데 또 법조인이냐 라는 반론이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법조인인이냐?는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과 안대희 전 대법관. 윤성호기자

 

세월호 참사에 대한 초동 대처가 미흡한 것도 법조인들이 국정의 혈맥을 지키는 바람에 막혀버렸는데 평생 죄 지은 사람만을 감옥에 잡아넣는 역할을 해온 ‘칼잡이’ 검사 출신들이 세월호 참사 난국을 타개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여권의 한 중진 인사는 “안대희라는 발표에 또 법조인이냐는 말이 먼저 떠오르더라”면서 “법조인을 그만 시켰으면 했는데... 단언컨대 검사 출신들이 국정을 주도할 총리직을 잘하긴 어렵다”고 단정하듯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청와대에 검사와 판사 출신, 관료 출신만은 배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신임 총리에 법조인이 추천되는 것을 보면서 아쉽다”고 말했다.

판사와 검사들은 사건이 난 뒤 법을 위반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만을 따지며 평생 비리를 단죄해온 사람들이라 국정의 난맥상을 먼저 짚어 대형 사건사고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며, 사건사고 발생 이후 민첩한 대응력이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다.

또한 세월호 참사로 분노와 슬픔, 분노에 차 있는 국민의 아픈 상처를 어루만지는 맏형이나 아버지 같은 역할은 하지 못 할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하다.

특히 안 총리 내정자는 정치권과의 소통이나 국민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부정적 평가가 강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안대희 총리 후보야말로 겉은 번지르르 한 게 사실이지만 정치권과의 소통력이나 국민통합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대희 대법관을 15년 이상 잘 아는 한 중견 기자는 “안 전 대검 중수부장은 소통이나 국민통합과는 이미지가 맞지 않은 분인 게 사실이라”면서 “총리로서의 역할이 관피아와 부패 척결에 한정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안대희 총리 지명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함께 부산.경남(PK) 출신으로 탕평이나 지역화합과는 어울리는 인물이 아니다.

검사들 사이에선 대검 중수부장 때까지 현역 검사 시절, 지역의식이 상당히 강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따라서 안대희 지명자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화합형 총리 후보자는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정홍원 총리의 후임인 안대희 지명자도 검사 출신, 최고 실세 김기춘 비서실장도, 김수민 국정원 2차장도, 홍경식 민정수석과 우병우 민정비서관도 검사 출신으로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의 최고 수장이 검사 출신들로 채워짐으로써 여전히 국정의 '대동맥'은 검사 출신들이 틀어쥐고 있는 셈이다. 거의 모두 PK 출신들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과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도 판사 출신이다.

안 지명자는 특히 좀 소리가 난다는 좋지 않은 얘기가 있다.

안 지명자를 잘 아는 한 법조인은 “안 지명자는 어느 자리를 가든지 좀 요란한 게 사실이라”면서 “국정이 조용하지 않고 소리가 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대통령은 안대희 지명자를 잘 모르고 쓴 것인 만큼 조심해야 할 것”이라며 “안 지명자는 제2의 이회창을 꿈꾸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 2의 이회창을 꿈꾼다는 말은, 이회창 전 국무총리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총리를 맡을 당시 국정의 현안을 놓고 김 대통령을 들이받아 국민적 ‘스타’로 부상했고, 이를 발판삼아 지난 97년 7월 신한국당(새누리당 전신) 대통령 후보를 차지할 정도로 단시간 내에 정치적으로 성장한 것을 지칭한 의미다.

안 지명자는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박 대통령(당시엔 후보)이 한광옥 전 민주당 최고위원을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하자 “그런 부패한 인물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지 않겠다고 반기를 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안 지명자를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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