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안대희 신임 총리 후보자.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후속 대책의 일환으로 신임 총리 후보자를 내정하고, 국가안보실장과 국정원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박 대통령은 22일 오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신임 총리 후보자에 안대희 전 대법관을 내정한 사실을 발표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안 내정자가 대법관과 서울고검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불법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 등을 통해 소신을 보여주었다"고 기용 배경을 설명했다.
또 "앞으로 공직사회와 정부 조직을 개혁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해 국가 개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안 총리 후보자에 거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민 대변인은 앞으로 예정된 개각과 관련해서는 "내각 개편은 신임 총리의 제청을 받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20일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각 개편은 6월 셋째주쯤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정홍원 총리는 세월호 사고 수습이 진행되고 있고 국정의 공백이 없도록 하기 위해 신임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곧 후임자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안보의 투톱인 김장수 안보실장과 남재준 국정원장이 임명 15개월여 만에 물러남에 따라 재직기간이 긴 김관진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은 북한 소행으로 밝혀진 소형 무인기에 청와대 하늘을 내 준 것과 관련해 책임론이 제기돼 왔다.
특히 세월호 사고 직후 안보실은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밝혀 청와대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들끓는 계기가 됐다.
남재준 전 국정원장은 정보기관 총수로서 잦은 정치 개입으로 문제가 됐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무단으로 공개해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발은 물론 청와대 내부에서도 불만이 제기돼 왔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의 존립근거를 밑바탕에서 흔들 수 있는 간접사건 증거조작이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당시 서천호 2차장을 경질하는 선에서 사건의 마무리를 시도했다.
반면 거취가 주목됐던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번 발표에서 빠져 건재를 과시했을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의 굳건한 신임도 대내외에 과시했다.
김 실장에 대해서는 여권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지 못하고 시중의 여론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많지만 박 대통령의 신임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그야말로 이른바 '기춘대원군'의 위상에 걸맞는 힘을 갖고 2기 청와대는 물론 2기 내각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유임이 유력시 됨에 따라 청와대 비서진 개편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일부 수석비서관의 교체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