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좌)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우)가 TV토론회를 벌였다.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후보가 20일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며 치열한 선거전의 포문을 열었다.
서 후보는 오 후보가 무소속을 위장한 야당 후보라고 공격했고, 오 후보는 서 후보 측근의 원전비리를 놓고 맞불을 지폈다.
이날 오후 8시 50분부터 70분 동안 부산·경남민영방송인 KNN과 부산일보가 공동주최한 TV토론회가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시하며 말문을 연 두 후보는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되자 준비한 카드를 꺼내들고 상대를 압박해 들어갔다.
서 후보는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오 후보의 정체성을 도마 위에 올렸다.
서 후보는 "단일화는 오 후보로 단일 후보를 확정해 놓고, 김영춘 후보를 들러리로 내세운 정치공학적 이벤트였다"고 평가절하하며 "시민의 눈과 귀를 막고 속인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어 "부산시장이라는 자리는 고도의 정치력을 요구하는 자리다"며 "아무런 정체성도 없는 무소속 후보로서 낙후된 부산을 발전시킬 수 있겠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오 후보는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행정은 그야말로 생활행정에 주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싸움은 서울에서 하도록 하고 부산만을 생각하는 무소속 시장이 되겠다"고 답했다.
서 후보의 공세를 견딘 오 후보는 서 후보 최측근의 원전비리 연루를 꺼내들고 반격에 나섰다.
오 후보는 "거짓말 하는 분은 절대로 시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며 "원전비리로 재판을 받고 있는 서 후보의 4급 보좌관은 서 후보 사무실에서 천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서 후보는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 몰랐다고 했는데, 판결문에 의하면 서 후보 사무실에 대한 현장조사까지 이루어졌다"며 "정말 몰랐나?"고 날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서 후보는 "통보 받은 적이 없다"며 "관리 책임에 있어서는 누차 사과를 했다"고 대응했다. 또 "오 후보가 해양수산부 장관시절 모 차관도 뇌물수수죄로 형을 살지 않았냐?"고 역공을 가했다.
두 후보는 고리 1호기 폐쇄 시점 등 원전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보였다.
서 후보는 "고리원전 1호기는 수명이 완료되는 2017년 폐쇄해야한다"며 "신고리 5,6호기의 경우 정부 계획에 의해 공사직전에 있거나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고 현실성을 강조했다.
서 후보는 "원전을 건설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며 "에너지 수급문제나 가격, 서민 생활의 영향 등을 감안해서 차츰차츰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오 후보는 "고리 1호기는 안전진단 후 즉각 폐쇄해야 한다"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원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직하고 투명한 행정이 필요하다"고 즉각적인 해결 의지를 보였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은 단순히 지방공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 교통과 물류의 중심축을 만드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 역시 원칙을 갖고 추진하는 만큼 반드시 건설될 것이다"고 유치를 자신했다.
오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을 정치논리고 풀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며 "서 후보는 지금까지 친박의 힘센 사람이니까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변화되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해공항이 포화되어서 부산에 공항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대구,경북이 왈가왈부 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이 밖에 서 후보의 사상 공단 개발 공약과 오거돈 후보의 해수부 장관시절 부산항과 광양항의 투포트 (two port) 추진 논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마무리 발언으로 서 후보는 "가덕신공항과 북극항로, 시베리아 철도 등 부산은 지금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며 서병수만이 좋은 일자리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부산을 만들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부산의 발전 여부는 소수 기득권을 대변하는 서병수 후보냐, 시민들의 후보인 오거돈이냐의 선택이다"며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오거돈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