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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한조각을 찾아라, 최면수사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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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과 과학사이 어쩡쩡한 위치 벗어나 당당한 과학 수사 기법으로 자리 잡아

부산경찰청 과학수사대 최면수사실의 모습. (부산 CBS)

 

과학과 미신 사이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최면이 최근 과학수사기법으로 활용되면서 범인을 잡는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전 1시 20분쯤, 택시 안에서 술기운에 선잠을 자던 A(35·여) 씨는 눈을 뜨자마자 화들짝 놀랐다.

인적이 드문 금정산 기슭에 택시가 주차돼 있고, 괴한으로 돌변한 택시기사가 자신을 덮치려 했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택시에서 빠져나온 A 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택시기사의 인상과 차량 번호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상황.

자칫 미궁으로 빠질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A 씨 지인 B 씨의 머릿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던 문제의 택시 번호가 최면수사를 통해 밝혀져 결국 성폭행 미수범의 덜미를 잡았다.

부산 동래경찰서 권영재 형사는 "친구들끼리 술을 마시고 헤어지면서 B 씨가 모두 택시를 태워 보냈다. B 씨가 택시번호가 생각 날듯 말 듯 하다길래 최면수사를 2차례 실시했다. 정확하게 택시 번호판을 본 기억이 떠올라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면수사는 뇌가 저장하고 있는 여러 가지 장면 중 당시 상황 속으로 집중해 들어가 구체적인 정보를 끄집어내는 또 다른 수사관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과학범죄수사팀은 큰 강도와 절도, 성폭행 사건 등 강력범죄에 최면수사를 동원하기도 하는데, 실제 성과는 놀라울 정도다.

특히, 범죄자들의 몽타주를 그릴 때 가장 유용하게 쓰인다.

보통 범죄 피해자들은 충격과 공포 때문에 기억을 왜곡해서 저장하는데, 최면수사가 범인의 정확한 체형과 옷색깔, 표정 등 자세한 부분까지 잠재의식 속에 있던 기억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부산경찰청 과학수사팀 이현선 형사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약 5~6번가량 최면 수사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뒤 시간이 지날 수록 각종 불필요한 정보로 인해 원래 정보가 오염되기 때문에 수사 착수 초반에 많이 이용되는 편이다. 편안한 소파와 잔잔한 음악, 최면술사가 최면을 거는 범죄수사극의 한 장면이 아니라 최면수사는 당당한 수사기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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