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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의 아이들, 제대로 '스승의 날' 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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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들, 스승의 날 예우가 그거냐' 양상문 LG 감독과 롯데 포수 강민호, 좌완 에이스 장원준(왼쪽부터)은 지난 2004, 2005년 롯데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던 사이다.(자료사진=LG, 롯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LG전이 열린 15일 잠실구장. 경기 전 양상문 LG 감독은 '스승의 날'이라는 화두에 대해 "롯데 장원준과 강민호가 (새끼에서) 호랑이로 자라난 무서움을 보이겠다고 하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둘은 양 감독이 지난 2004, 2005년 롯데 사령탑 시절 사제의 연을 맺었던 선수들이다. 당시 신인이던 둘은 양 감독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팀 간판으로 컸다. 포수 강민호는 올 시즌 전 4년 75억 원 역대 최고액 잭팟을 터뜨렸다. 장원준은 2011시즌까지 4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에이스로 거듭났다.

양 감독은 "그래도 장원준이 오늘은 잘 던지면 안 된다"면서 "경기 전 훈련 때 방해를 해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강민호에 대해서도 "해설위원 때는 부진 원인을 지적해주기도 했지만 상대팀 감독이 된 지금은 아니다"고 웃었다.

이외도 양 감독은 "내가 13일 부임한 후 첫 승을 올리자 눈물을 보인 롯데 선수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또 "지금 롯데 멤버들은 나중에 온 황재균 등 몇몇을 빼고는 대부분 지도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2009, 2010시즌 롯데 2군 감독과 투수코치를 역임한 바 있다.

일단 양 감독은 원정 라커룸 앞에서 장원준을 보더니 반갑게 껴안았다. 이미 장원준은 전날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선언한 상황. 양 감독은 "오늘은 좀 살살 하라"고 짐짓 압력(?)을 넣었다. 강민호는 취재진에게 "우리 양 감독님 좀 잘 봐주시라"고 애교 섞인 부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 양 감독은 옛 제자들에게 제대로 스승의 날 예우를 받았다.

장원준은 7이닝 1실점 호투로 9-4 승리를 이끌었다. 군 입대 전인 2011년 이후 8연승 및 시즌 5승 무패 행진이다. 강민호도 장원준의 호투를 리드하며 일조했다. 6회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7-0으로 앞서는 쐐기점을 올렸다.

6회말이 고비였다. 7-0으로 앞선 2사에서 장원준은 박용택에게 1점 홈런을 맞은 뒤 연속 안타로 1, 2루에 몰렸다. 그러나 조쉬 벨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김문호는 3루타만 2개, 2루타 1개 등 개인 1경기 최다 4안타에 2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고, 히메네스의 몸살로 모처럼 선발로 나선 최준석도 2회 2루타에 이은 결승 득점 등 3안타를 때렸다. 박종윤도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모두 양 감독이 가르친 선수들이다.

롯데는 최근 4연패를 끊었다. 옛 제자들의 거센 무력 시위 속에 양 감독은 부임 후 3연승이 무산됐다. 경기 후 장원준은 "(양 감독님이) 나를 신인 때부터 봐온 데다 스승의 날도 돼서 이만큼 성장한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힘껏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KIA는 NC와 창원 원정에서 2연패를 끊었다. 에이스 양현종의 7⅓이닝 3실점 호투에 이어 마무리 어센시오가 2실점, 6-5로 신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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